수원시 “관계기관과 협조, 대책마련”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군의 희생정신을 기르고자 조성된 수원 앙카라공원이 비행청소년과 노숙자의 흡연과 음주난동으로 얼룩지고 있다.
특히 인근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 학생들의 교육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 6월 한국전쟁 당시 터키군의 참전을 기념하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르고자 1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권선구 서둔동 일원 2천538㎡에 앙카라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노숙자와 청소년의 잦은 흡연 및 음주난동으로 주민 피해는 물론, 공원 자체가 엉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8시께 찾은 앙카라공원에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욕설을 하며 고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공원 입구에는 흡연 및 음주, 고성방가 행위를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들 중 일부는 담배꽁초를 공원 바닥에 버리고 침까지 뱉었다.
주민 K씨(56)는 “중학생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담배를 피우며 시끄럽게 떠들어 잠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며 “경찰과 지자체는 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에는 한 노숙인이 이곳에서 술을 마시고 지나가는 주민에게 시비를 거는 등 추태를 부린 사건도 발생했다. 실제 이날 공원에는 온갖 담배꽁초와 막걸리, 소주병들이 곳곳에 널려 있어 공원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더욱이 이곳 공원에서 50m도 안 되는 곳에 초등학교가 위치, 초등학생 상당수가 이곳 공원을 지나다니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L양(9·여)은 “하교 시간이 되면 중학생 오빠들이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어 무서웠다”며 “정문 밖을 나설 때 오빠들이 있으면 친구들과 항상 같이 나간다”고 말했다. 학부모 A씨(38·여)도 “불안하다 보니 아이와 함께 등하교를 하고 있다”며 “경찰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역시 주민 등의 민원이 계속되자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대안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학교와 경찰서, 보건소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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