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 날린 ‘아웃사이더’ 이제는 당당한 주축 선수

[kt wiz 시즌결산] 3. 날개 편 이적생들

올 시즌 1군 무대를 밟은 kt wiz는 신생구단인 까닭에 선수층이 얇았다.

 여러 구단으로부터 선수를 공급받아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데려온 이들은 이전 소속팀에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팬들에게서 잊혀진 선수도 있었다.  

그랬던 그들이 kt 유니폼을 입고 비상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가슴에 깊게 맺힌 한(恨)을 씻어내듯 말이다.

 

우완 장시환은 2006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양현종(KIA)에 이어 전체 2순위로 현대(현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작년까지 프로 1군에선 통산 6패 1세이브 1홀드에 그쳤다. 장시환은 작년 말 kt의 특별 지명을 받아 둥지를 옮겼다. 작년까지 통산 90.1이닝을 던졌던 장시환은 올해 74.2이닝을 던지며 7승 5패 12세이브를 기록, kt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또 좌완 투수 홍성용은 프로 입단 3년 만인 2008년 10월 LG로부터 방출돼 일본 독립리그에서 5년을 보낸 뒤 2013년 트라이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신생팀 NC에 입단, 이듬해 22경기에서 12.2이닝을 던졌던 그는 올해 6월 kt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 이틀 만인 6월 23일 수원 LG전에서 1.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kt가 이기고 있는 경기엔 어김없이 등판해 올 시즌 39.2이닝 동안 10홀드로 kt의 첫 두 자릿수 홀드 투수가 됐다.

 

LG에서 이적한 내야수 박경수도 성남고 시절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이 8개, 12년 통산홈런이 43개에 불과한 ‘똑딱이’ 타자로 전락했다. 그러나 이적 후 그는 조 감독의 지도 속에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며 마법에 홀린 것처럼 홈런포를 쏘아댔다.

 올시즌 박경수는 135경기에 출전, 타율 0.284, 125안타, 22홈런을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포수 장성우도 kt에서 빛을 본 경우다. 초·중·고교를 거치며 단 한 번도 주전 경쟁에서 밀린 적이 없는 그는 롯데에 입단 뒤 강민호에게 밀려 줄곧 백업 포수로 뛰었다. 그는 조 감독을 만나면서 제2의 야구인생을 꽃피웠다.

출장시간이 늘면서 탁월한 볼 배합을 바탕으로 한 투수 리드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타격에서도 통산 가장 높은 성적인 타율 0.284, 홈런 13개 등으로 kt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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