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2년지나… 폭행 전공의 해고 논의 ‘뒷북’

인천 대형병원 상식밖 대처 논란

인천의 한 대형병원이 여의사를 폭행해 해임됐다가 복직한 전공의를 상대로 2년여 만에 뒷북대응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인천의 A 병원에 따르면 후배 여의사를 폭행해 해임됐다가 지난 2013년 12월 복직한 전공의 B씨(35)를 상대로 최근 법원에 제소명령 신청을 냈다. 이는 B씨가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끝에 복직한 것에 대해 본안 소송으로 정식 해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B씨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수차례 후배 전공의 C씨에게 욕설하고, 음료수 병을 던지거나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A 병원은 지난 2013년 11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B씨를 해임했다.

그러나 B씨는 곧바로 법원에 전공의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내 같은 해 12월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 복직했다. 이 과정에서 A 병원은 ‘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는 이유로 가처분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사실상 복직을 방관했다.

특히 C씨는 B씨가 병원에 복직한 이후 10여 일 뒤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A 병원의 이번 조치가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A 병원 관계자는 “당시 B씨의 동료 의사들이 복직 탄원서를 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한 부분이 있었다”며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전공의 수련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재발을 막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A 병원이 소송을 포기한 것에 대해 해임의 정당성과 피해자의 보호 의지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A 병원의 정형외과 전공의 정원을 축소하라는 내용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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