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역사의 현장 ‘미쓰비시 줄사택’ 철거 위기

일제 1940년대 조성 군수공장 노동자 숙소

인천시 부평구가 일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미쓰비시 줄사택’을 철거하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구는 부평 2동 미쓰비시 줄사택 지역이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주민을 비롯한 관계기관 등과 이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고 11일 밝혔다.

구는 이번 협의를 통해 줄사택 철거는 물론, 인근 지역의 개발 방향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아픈 역사 탓에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문화재 차원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가 1940년대 조성한 군수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현재는 노인과 장애인을 비롯한 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이 거주하고 있으며, 87채 가운데 70채가 무허가이거나 폐가로 방치돼 있다.

 

구는 이번 재개발 계획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국비와 시·구비 45억 원을 투입해 줄사택 인근 7천700㎡ 면적에 소규모 임대주택 등을 지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을 위해 공동화장실과 빨래방 등과 같은 공동작업장도 마련할 예정이다.

 

더불어 줄사택에 사는 소외계층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생활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간이운동시설과 텃밭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처럼 구의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줄사택이 흉물로 방치됨에 따라 발생했던 각종 문제점과 일제의 잔재를 하루빨리 지워야 한다는 지적 등이 동시에 해결될 전망이다.

 

부평구 한 관계자는 “미쓰비시 줄사택 대부분이 각종 위험 요소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만큼, 구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지역을 개발함에 있어 부평 주민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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