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수원시립미술관 SIMA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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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근ㆍ현대 미술관이다. 영문 명칭의 머리글자를 따서 ‘MoMA(모마)’라고 부른다. 

MoMA는 10만 점이 넘는 회화ㆍ조각ㆍ사진ㆍ디자인ㆍ건축 등 방대한 분야의 소장품을 자랑한다. 고흐ㆍ모네ㆍ피카소ㆍ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작품을 포함해 19세기 말부터 현대까지 미국과 유럽의 미술품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

미술 작품뿐 아니라 만 편이 넘는 영화를 소장하고 있으며, 도서관엔 14만 권의 도서가 있다. 이곳에 두 번 갔었는데 교과서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명작들 앞에서 흥분했던 생각이 난다.

 

서울 한복판 덕수궁 돌담길 따라 정동길에 위치해 있는 서울시립미술관(Seoul Museum of Art)은 줄여서 ‘SeMA(세마)’다. 하지만 SeMA로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SeMA가 서울시립미술관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곳은 유명 작품의 소장보다는 다양한 기획전과 교육ㆍ강좌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Suwon I’Park Museum Art)이 지난 8일 화성행궁 광장 옆에 개관됐다. 약칭 ‘SIMA(시마)’다.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9천661㎡ 규모의 현대식 건물에 전시실 5개, 전시홀 2개, 교육실 2개 등으로 꾸며졌다. 2012년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 4천800㎡ 시유지에 기업이윤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미술관 건립을 협약하고 3년여 공사 끝에 완공해 수원시에 기부했다.

 

SIMA는 개관 전까지 미술관 명칭 문제를 놓고 시끄러웠다. 수원지역 시민단체와 문화예술단체들은 공공미술관에 재벌기업의 아파트 브랜드 명칭 사용을 반대하며 미술관 이름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미술관 외벽엔 아이파크(I’Park)란 이름을 살짝 감추고 SIMA란 간판을 붙였다.

 

미술관 명칭에 대한 아쉬움도 남고, 위치 선정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젠 SIMA가 화성행궁과 함께 수원의 대표 문화명소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이곳에선 개관기념으로 수원미술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한 작가들의 ‘수원 지금 우리들(NOW US SUWON)’전이 열리고 있다. SIMA 개관이 수원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내는 물론 세계 미술과 교류하는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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