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 ‘아우토반’ 방불… 명품 스포츠카 폭주 ‘주민 몸살’

단속 카메라 ‘가뭄에 콩나듯’ 밤낮 가리지 않고 ‘드리프트’
소음·교통사고 우려 불안 증폭 경찰 “출동하면 이미 총알도주”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심심찮게 폭주족(?)이 출몰, 주민들이 소음공해로 인한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3일 인천시 연수구청과 경찰서 등에 따르면 연수구 전체 면적은 49.07㎢에 이르며 이중 송도국제도시의 면적만 30.85㎢에 달한다.

 

하지만, 연수구 전역에 걸쳐 설치·운영 중인 과속단속 카메라는 모두 14대로, 이 중 단 4대만 송도국제도시 내에서 작동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수입 스포츠카를 몰고 들어와 이곳에서 드리프트 연습, 드레그 레이스 등을 일삼는 이른바 ‘귀족 폭주족’들이 자주 출몰, 이곳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들 폭주족이 타는 차량 상당수가 1억 원을 호가하는 영국 A사와 이탈리아 B사 등의 제품으로, 최고시속이 300㎞를 넘나들 뿐만 아니라 배기음 또한 최대 115데시벨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무한도전’ TV방송을 통해 송도국제도시 서킷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지만, 이곳에 대한 출입 통제나 속도제한, 드리프트 제한 등의 규제가 없다 보니 폭주족 출몰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께 송도국제도시 서킷과 송도신항대로에는 최근 생긴 것으로 보이는 스키드 마크(skid mark)가 선명하게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A씨(40)는 “밤에는 말할 것도 없고, 아주 가끔이지만, 대낮에도 코너를 드리프트로 빠져나가는 수입차들이 있다”며 “소음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교통사고가 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수구청과 경제청, 연수경찰서 등도 잦은 민원접수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이미 사라지고 없어 붙잡기도 힘들지만,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수입된 차들로, 붙잡는다 해도 배기음 등 소음에 대한 처벌은 힘들다”며 “예산이 부족해 과속단속카메라를 많이 설치하지 못하고 있지만, 연수구청, 경제자유구역청 등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과속단속 카메라를 신설하거나 이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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