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우량 592㎜… 평년의 절반도 못 미쳐
충청은 벌써부터 제한급수, 경기도 대책 비상
주말 많은 비가 내렸음에도 강우량이 평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말라가고 있는 농업용 저수지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겨울 강우량도 평년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봄철 농사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13일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지역 올해 강우량은 592㎜로 평년 1천278㎜ 대비 46.3%에 그친다.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경기지역의 농업용 저수율은 45%로 평년(82%)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특히 김포(3%), 강화(10%), 안성(45%), 파주(46%)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저수율이 매우 저조해 농사용 물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강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김포지역은 저수율이 낮아도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강화, 안성 등 저수지 물을 활용하는 지역은 그저 비가 내리기만을 바랄 뿐이다.
실제 이날 둘러본 강화군 곳곳의 저수지는 웅덩이 물만 남은 채 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강화군에서 두 번째로 큰 고려저수지는 올봄부터 아예 물이 없는 탓에 한편에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들판을 연상케 했다. 추수철이 지나 농업용수가 올해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도 영농기 농업용수 역시 강화, 파주, 양평, 안성, 화성 등을 중심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관할 저수지 중 여주ㆍ이천지사 9개소 저수지 중 1개소, 양평ㆍ서울ㆍ광주지사 9개소 중 1개소, 화성ㆍ수원지사 21개소 중 5개소, 안성지사 19개소 중 4개소, 강화지사 17개소 중 15개소의 저수율이 50%가 채 안된다.
특히 강화지역은 관할 저수지 17개소 중 15개소의 저수율이 절반(50%)이 안 되고 고려ㆍ난정ㆍ고구ㆍ상하ㆍ삼산ㆍ하점저수지 등 6개소는 아예 저수율이 0%다.
이밖에 화성 덕우지 18.2%, 파주 원당지 14.6%, 안성 마둔지 10.5% 등 경기지역 곳곳에서 농업용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겨울철 눈이라도 많이 내리면 해갈이 되지만 기상청은 올겨울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10,11,12월 평년 강수량이 각각 50.2㎜, 46.7㎜, 24.5㎜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가뭄 상황을 해갈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농민들은 당장 애가 탄다. 강화군 삼거2리에서 논밭 4만9천500㎡ 규모로 농사를 짓는 이모씨(68)는 “올해 논농사는 저수지 물을 끌어다 썼지만 밭농사는 비에만 의존해야 해 아예 포기했다”면서 “물이 부족해 올해 벼도 제대로 여물지 않았는데 겨울철에 비가 시원하게 내리지 않으면 봄에는 농사를 시작도 못 할 것”이라고 답답해 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내년도 영농철 대비를 위해 지난달 특별전담반(TF팀)을 구성하는 등 물 부족 예상지역의 용수 확보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신혜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수자원관리부 차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기지역에서도 가뭄이 심각해 올해 큰 비가 안 올 경우 내년도 영농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물 절약 캠페인과 더불어 양수계획을 세우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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