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50대고객 유치전
700만 베이비붐 세대 퇴직이 시작되면서 은퇴 고객 유치를 위한 시중은행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연령별 계층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예ㆍ적금, 부동산 등 자산이 탄탄해 은행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현재 약710만명(전체 인구의 14.3%)으로 평균 자산은 약 4억4천만원(2014년 말 기준)이다.
저성장ㆍ저금리시대에 수익성 악화로 고민이 깊은 은행들은 이처럼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를 유치하려고 각종 금융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기존 57개 지점에만 있었던 은퇴ㆍ노후설계 상담 창구를 최우수고객(VIP)라운지가 있는 전국 850여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체계적인 상담을 위해 자산관리 전문가인 VIP 라운지 담당 직원 1천명을 대상으로 은퇴설계 전문가 심화과정 연수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최초로 은퇴 고객 전담 센터인 ‘골드시니어 PB센터’를 지난 2012년부터 운영 중이다. 골드시니어 PB센터에서는 은퇴자 전용 상품 안내와 자산관리, 세무ㆍ회계ㆍ부동산 컨설팅 외에도 쇼핑과 여행 등 다양한 상담ㆍ예약을 대행해 주는 1:1 맞춤형 비서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은퇴 전후 최적화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은퇴설계 브랜드 ‘웰리치(We’ll Rich) 100’을 지난 8월 선보였다. ‘웰리치100’은 은퇴와 관련한 통장, 예ㆍ적금, 펀드, 보험, 카드 등 모든 상품을 갖췄다. 은퇴 전에는 자산증식형, 은퇴 후에는 현금창출형으로 이원화시켜 필요한 상품을 한눈에 보고 선택할 수 있다.
또 NH농협은행은 은퇴고객 전용상품으로 예ㆍ적금, 연금대출 등으로 구성된 ‘NH All100플랜’을 지난 7월 출시했다. ‘NH All100플랜’은 출시 두 달 만에 27만명이 가입했고 8천억원이 모였다.
‘NH All100플랜’은 종합적인 은퇴계획을 세울 수 있는 맞춤형 상품들로 구성돼 있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급여통장에서 연금통장까지 연결해 평생통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은퇴브랜드인 ‘신한미래설계’를 선포하고서 40개로 출범한 은퇴자 전용 상담창구인 ‘미래설계센터’를 현재 781개로 늘려 운영 중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까지 900여개로 센터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퇴 자산을 맡긴 고객은 이탈 가능성이 작고 베이비붐 세대는 인구가 많아 유치 시 대규모 자산을 한 번에 끌어들일 수 있어 은행으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고객층”이라며 “고액 자산가들만 받았던 개인자산관리 서비스 등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고급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