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최필규 12번째 개인전… 29일까지 수원 해움미술관
작가의 주된 소재는 종이다. 한지를 구기고, 종이를 찢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러한 행위는 대부분 유년 시절에 각인된 기억들과 이어져 있다.
심심하던 어느 날의 오후, 방바닥에 누워 놀던 어린 소년의 눈에 들어온 뿌연 창호지의 무늬들은 깊은 잔영으로 남았다. 여러 갈래의 결이 살아있는 한지의 이미지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 유년 시절 추억을 떠올리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되살아났다.
작가는 “하얀 종이를 구기고 찢는 작업은 나의 즐거운 유희이며 카타르시스”라며 “작업 후 일루전으로 보여지는 흔적은 쾌감과 더불어 어릴 적 아련한 기억으로 되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동안 작가가 끊임없이 선보였던 종이 작품의 연속으로, 더욱 견고하면서도 자유로워진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작품의 소재는 종이에서 광목천으로 바뀌었으며, 단색조에서 보다 강력한 색인 청(靑), 적(赤)을 사용해 따스함을 불어넣었다.
작가는 “우리나라 전통 오방색 중 청색와 적색은 동쪽, 남쪽을 상징 하기도 한다”며 “이지적이고 차가운 흑과 백에서 청색과 적색을 통해 전통색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가는 1978년 국전 입상작가로 화단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래 독일 뒤쉘도르프 현대미술 초대전, 한·일 모던아트전(타블로 갤러리), 한·중·일 코스모 아트전(요코하마갤러리) 등 유수의 그룹전과 2013 BIAF 부산국제 아트페어, 2014 SOFA 서울오픈아트페어, Manif 마니프국제 아트페어 등에 참석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의 (031)251-9194.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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