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수무책… 섬마을이 위험하다

인천 유인섬 33곳중 7곳만 ‘소방관서’
나머지 26개섬 의용소방대 초기진화
부실한 소방장비 산불 발생땐 ‘불구경’

인천 섬지역 대부분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람이 사는 섬(유인 섬) 중 119 안전센터, 119 지역대 등 소방관서가 없는 곳이 80%에 달하고,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을 위한 소방장비가 노후화돼 산불 등 대형화재 발생 시 큰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14일 인천시·중구·옹진군 등에 따르면 유인 섬 33곳 중 소방관서가 있는 곳은 백령·덕적·대청·연평·자월·북도·장봉 등 고작 7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26개 섬에는 소방관서가 없어 주민으로 구성된 의용소방대가 화재 예방 및 초기 진화작업을 맡고 있다.

 

소방관서가 없는 섬은 산불진화용 차량 등 소방장비로 초기 진화작업을 해야 한다. 중구 영종·용유·무의지역에는 산불진화용 차량이 각각 1대씩 있다. 하지만 용량 2t짜리 차량의 소방호스 길이는 50m밖에 되지 않아 산불진화용으로 한계가 있다.

 

또 2007년에서 2008년 사이에 차량을 구입한 탓에 고장이 잦다. 특히 2012년 5월 1일 피해면적만 6천600㎡에 달하는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무의도는 2년에 한 번꼴로 차량을 수리하고 있다. 중구는 아예 이들 차량의 수리비 500만 원을 매년 예산으로 반영해 놓고 있을 정도다.

 

옹진군 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용량이 1t 미만인 산불진화용 차량은 면사무소가 있는 본도에 1대씩만 있어 인근 자도에서 불이 나면 행정선에 차량을 싣고 가야만 한다.

 

또 육지와 연결된 영흥지역은 119 안전센터가 있지만, 보유한 소방차는 3대뿐이다. 발전소 주변지역지원사업으로 지원받은 의용소방대차량 1대가 있지만, 화재 진화용은 아니다. 

이 때문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지역 소방서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기도 화성, 안산과 인천시 남동구 서창에 있는 소방서의 지원을 받으려면 꼬박 1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초기 진화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처럼 도서지역이 화재에 취약한데도 도서지역에 대한 소방관서 확충 계획은 올해도 없었고, 내년에도 없다.

 

시 관계자는 “점진적으로 도서지역에 소방관서를 늘려야 하지만, 예산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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