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정교과서 반대 건의안' 놓고 몸싸움

경기도의회 9대 의회 들어 처음으로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이 15일 첨예한 이념논쟁을 빚고 있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촉구 건의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소관 상임위 심의부터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단독처리로 파행을 빚은데 이어 본회의 개회를 둘러싸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작은 국회판 추태를 연출했다.

도의회는 8시간여 동안 파행을 거듭했고 결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 건의안을 단독 처리했다.

도의회 교육위는 이날 이재준 의원(고양2)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도의원 13명이 발의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반대 촉구 건의안’ 심의를 위해 오전 9시 긴급 회의를 소집하면서 일찌감치 파행을 예고했다.

새누리당 소속 교육위 의원 6명이 회의 시작 전 오전 8시40분부터 상임위 회의실을 점거, 사물함과 의자로 출입문을 막은 채 심의를 막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9명은 진입이 여의치 않자 회의장을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로 옮겼다.

이를 알아 챈 새누리당 의원들이 보건복지위 회의실로 몰려가 회의진행을 가로막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다시 교육위 회의실로 옮겨 출입문을 봉쇄한 채 심의를 이어갔다.

건의안은 오전 11시34분께 상임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단독으로 처리 돼 본회의에 상정됐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고성을 지르며 경비를 동원, 출입문을 열게 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의사봉을 빼앗긴 문경희 의원(새정치연합ㆍ남양주)이 맨손으로 타봉하는 등 촌극을 연출했다.

이후 상임위 심의를 통과한 건의안은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통과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계속됐다.

본회의 상정을 눈치 챈 새누리당 의원 10여명이 오전 11시45분께 부터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한 동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여성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떠밀려 자칫 사고를 당할뻔 하는 등 긴장감속에 대치국면을 이어갔다.

양당간 한치의 양보가 없자 의장단과 양당 대표단이 긴급 중재에 나섰고 건의안 심의를 마지막 의안으로 다루자는데 합의한 뒤 12시50분께 가까스로 본회의가 진행됐다.

이후 건의안 심의에 이르러 정회를 통해 양당간 협의를 계속했지만 의견차만 확인했고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은 단독 처리방침을 굳힌 뒤 오후 5시20분께 본회의에 입장했다.

본회의 재개에 앞서 새누리당 의원 30여명은 ‘균형잡힌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주세요’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서 시위를 벌인 뒤 곧바로 퇴장했고 건의안은 새정치민주연합 재석의원 65명 전원 찬성으로 단독 가결됐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지환 의원(성남)은 5분 발언을 통해 “역사는 권력의 입맛대로 취사선택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국정화는 과거와 같은 역사쿠데타로 낙인 찍히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대발언에 나선 새누리당 명상욱 의원(안양)은 “더 이상 역사교과서가 편향된 특정집단의 전유물이나 이념적 정치공방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민통합의 출발점이 되게 하자는 측면에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맞대응했다.

김동수ㆍ박준상기자

영상=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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