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주차장서 60대 여성 납치 강도 하루 만에 검거

유통매장 주차장서 여성 노린 강력범죄 잇따라…안전관리 도마 위에

전 국민을 경악하게 한 '김일곤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유통매장 주차장에서 여성을 노리는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치안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백화점 주차장에서 60대 여성을 납치해 끌고 다니며 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로 양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전날 오후 5시 40분께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 지상 4층 주차장에서 김모(62·여)씨를 납치하고 8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양씨는 주차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김씨가 자신의 차량에 타는 순간 뒷좌석에 따라 타고는 흉기로 위협해 청테이프로 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김씨를 차량 뒷좌석에 태우고는 가방 안에 있던 현금 10만원을 빼앗고 금천구의 한 은행 ATM기에서 김씨의 신용카드로 70만원을 인출했다.

 

양씨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김씨에게 "내일 1천만원을 더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양씨는 불안에 떠는 김씨를 안심시키려 약국에서 우황청심환까지 사주고 납치 4시간여 만에 김씨를 풀어줬다. 달아나면서 김씨의 차에 달린 블랙박스를 떼어가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양씨가 김씨를 끌고 다닌 동선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양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양씨는 김씨로부터 1천만원을 받아내려고 이날 오후 12시 45분께 약속장소인 동작구 인근에 나왔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양씨는 "도박으로 생긴 사채 4천여만원을 갚으려 범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주차장에서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고 살해한 '김일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형 유통매장의 허술한 주차장 안전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김일곤(48)은 지난달 9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주모(35·여)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달 13일에는 은평구의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최모(32)씨가 차량 진행 문제로 시비가 붙은 구모(45·여)씨를 흉기로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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