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듣는 ‘봄의 제전’ 인간의 본능을 깨우다

경기필하모닉 ‘마스터시리즈Ⅱ’ 두번째 무대
21일 道문화의전당, 24일엔 서울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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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20세기 초 현대음악의 개막을 알린 문제작 <봄의 제전>. 풍년을 기원하는 이교도들이 태양신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무대 음악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당초 발레음악으로 작곡된 이 곡은 초연 당시 야릇한 분위기의 서주와 요란한 음향,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파격적인 안무로 인해 관객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공연 역사상 가장 요란했던 스캔들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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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 지휘자
100년이 지난 현대에 이르러서도 가장 진보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5박자, 7박자, 11박자 등 변칙적인 박자와 선사 시대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리듬, 5관 편성의 대규모 관현악단이 들려주는 위압적인 음향 등 전통을 향한 반항과 도전의 표상이다.

 

바로 이 작품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예술단장 성시연)가 숨겨진 명곡을 소개하는 마스터시리즈의 두 번째 무대의 주인공으로 선택한 곡이다.

작품명을 공연명으로 그대로 사용한 경기필의 마스터시리즈Ⅱ ‘봄의 제전’이 오는 21일 오후 8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과 2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펼쳐진다.

앞서 첫 번째 마스터 시리즈 무대에서 멘델스존의 <엘리야>를 통해 오라토리오는 합창단만 연주해야한다는 한국 음악계의 고정관념을 깬 성시연 예술단장이 어떤 색으로 표현할 지 주목된다.

 

발레 무대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만큼 스트라빈스키가 직접 작성한 대본의 줄거리를 기억하면 감상에 도움이 될 만 하다. 작품은 러시아 선사시대의 어느 이른 봄날 푸른 싹이 막 돋아나기 시작한 신성한 언덕을 배경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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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협연자
전곡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전반부는 한낮에 봄을 맞이한 고대인의 흥분과 환희를 표현하고 후반부에는 밤에 다시 맞은 봄에 대해 신에게 감사하는 의식을 치르며 대비되는 장면을 연주한다.

 

앞서 1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을 2010년에 이 곡을 국내 초연하고 2012년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음반을 낸 김정원이 협연한다.

 

성시연 예술단장은 “순수함과 강렬하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가장 큰 매력인 경기필에게 복잡하고 강렬한 리듬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근원적인 충동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봄의 제전>이야말로 딱 맞는 작품”이라며 밝혔다. 관람료 수원 1~4만원, 서울 1~10만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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