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붓는’ SPC… 깜깜이 경영 도마위

‘날 세운’ 인천시의회 재산 매각·SPC 조사특위 개최

송도아메리칸타운, 이사회·감사 없이 ‘1조원대 사업’ 투명성 논란

市예산 98억 투입된 인천대교㈜, 민간기업 이유 특위 참석 거부

주먹구구식 법인카드… 지분 참여만 해놓고는 감독 소홀 등 질타

인천시의 주요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의 깜깜이 경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시의회는 19일 ‘재산매각 상황과 특수목적법인 조사특별위원회’를 열고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가 지분을 출자한 10여 개 SPC의 부실운영을 질타했다.

 

재미동포타운 사업을 맡은 (주)송도아메리칸타운은 불투명한 경영구조가 지적을 받았다. 유제홍 시의원은 “송도아메리칸타운은 인천투자펀드가 5억 원을 출자해 만든 SPC이고, 사업규모는 9천700억 원에 이르지만, 이사회나 감사도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투명한 경영을 담보하려면 이사회와 감사를 두는 것은 기본이다. 1조 원에 가까운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사회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문제 삼았다.

유 시의원은 또 “재미동포타운 PF(3천700억 원)의 금리가 무려 5.25%에 달한다”며 “현재 시중금리를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고 지적했다.

 

인천대교 운영·관리를 맡은 SPC 인천대교(주)는 자본금 중 시 예산이 98억 원(6%) 투입됐고, 제3 연륙교 건설 등 시와 연관성이 있는데도 민간기업이라는 이유로 시 관리감독 울타리를 벗어나 있다. 이날 인천대교(주) 측은 조사특위 참석 요청도 거부했다.

 

조사특위는 인천대교(주) 측에 과태료 등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상 인천시 사무와 연관이 있는 경우 의회 출석을 요구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면 과태료 등을 물릴 수 있게 돼 있다.

 

SPC의 법인카드도 주먹구구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인천아트센터(주)는 골프장에서 한 번에 100여만 원씩 수십 차례 법인카드를 사용했으며, 1곳에서 하루에 두 번이나 결제한 경우도 있었다. 또 노래연습장에서 한 번에 47만 5천 원을 결제하거나 같은 날 두 번에 걸쳐 25만 원을 결제한 내역도 발견됐다.

 

또 인천아트센터 지원단지 개발을 추진하는 오케이센터개발(주)은 총체적 난국이다. 지원단지 내 공동주택(999세대), 호텔(홀리데이 인 송도),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을 완공한 뒤 사업비를 정산해야 하는데 200억 원 이상 부족하다. 호텔 매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운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서운일반산업단지개발(주)은 건설투자자가 주주협약 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운산단에 19% 지분을 가진 인천도시공사는 출자 지분을 회수하기로 했다.

 

조사특위 황인성 위원장은 “SPC가 맡은 사업은 대부분 인천의 굵직하고 중요한 사업이지만,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거나 불투명한 구조가 많다”면서 “SPC 관리감독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김진용 인천경제청 차장은 “송도아메리칸타운 등 자본금 10억 원 미만의 법인은 법적으로 이사회 구성이 의무화돼 있지는 않지만, SPC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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