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숨어도… 체포왕 손바닥”

제70주년 경찰의 날 인터뷰  차민석 경기청 광역수사대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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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0년간 형사로 활동하며 도내 체포왕으로 인정받아 최근 경감으로 특진한 차민석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반장이 주유기 조작 일당을 검거 후 증거물을 정리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바로 위로 자동차가 쌩쌩 지나가고 천장에서는 흙이 마구 떨어지는 땅굴을 10m나 들어가니,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 했습니다. 하지만 사건 현장은 늘 긴장되고 위험천만한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8월 용인과 평택 등 전국 곳곳에 송유관을 뚫어 81억원 상당의 휘발유 등(450만ℓ)을 훔친 절도단이 무더기로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송유관이 지나는 곳을 파악, 주변에 있는 주유소를 임차해 땅굴을 팠다. 또 속칭 바지사장까지 내세우며 단속을 피해왔다.

 

그러나 단 한 명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바로 경기지방경찰청에서도 손꼽히는 ‘체포왕’, 광역수사대 차민석 경감(40)이었다.

 

차 경감은 수사가 시작되자 도망친 송유관 절도단이 깊은 산 속으로 도주했을 것으로 예상, 전국의 산을 하나하나 직접 돌아다니며 29명을 모조리 체포해 ‘체포왕’으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1년여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느라 올해 휴가는 생각조차 못했지만, 검거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차 경감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그려졌다.

 

지난 1996년 경찰이 된 차 경감은 20년째 한결같이 강력계 형사의 길을 걸어오며 도내 강력범죄 해결사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10년간 뚜렷한 단서가 없어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연쇄성폭행범을 검거하기도 했다.

당시 범인은 특별한 전과가 없어 용의자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차 경감은 끈질긴 추적 끝에 200여명의 여성에게 몹쓸 짓을 한 성폭행범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또 2012년 12월부터 광역수사대원으로 근무하며 가짜 석유 제조단과 외제차 밀수단 검거, 축구 입시비리 적발 등의 사건을 담당하며 모두 170명을 검거했고, 이 중 50여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차 경감은 “경찰로서 딱 절반의 삶을 살아왔다. 20년이 흘렀고 앞으로 딱 걸어온 길만큼 20년이 남았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현장에서 두 발로 뛰면서 범인 검거에 앞장서는 경찰로 남고싶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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