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없이 버린 쓰레기 두 번 일하는 수거업체

매립·소각용 홍보부족, 인식저조 재분류하는데만 몇시간씩 들어
작업 중 봉투 찢어지고 부상까지

제목 없음-1 사본.jpg
▲ 쓰레기 수거업체 직원들이 분류되지 않은 채 수거된 쓰레기 봉투를 열어 재분류하고 있다.
“수거한 쓰레기를 재분류하는데만 하루에 몇 시간씩 드니 힘들어서 미칠 지경입니다”

 

시민들이 매립용과 소각용 쓰레기를 분류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버리면서 도내 쓰레기 수거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업체는 수거해 온 쓰레기를 다시 열어 재분류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20일 경기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가정 등에서 버리는 생활 폐기물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에서 하루에만 4만8천t 가량 배출된다. 이 중 경기도의 생활 폐기물 배출량은 지난해 전국의 24.3%에 달하는 1만2천t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 가정에서는 불에 타지 않는 사기그릇, 유리 등의 매립용 쓰레기를 불에 탈 수 있는 소각용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립용과 소각용 등 쓰레기 분리 기준에 대한 홍보 부족 등으로 인식이 저조한데 따른 것으로, 동사무소에서 2천원에 판매되는 매립용 쓰레기봉투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각용 쓰레기 봉투가 동네 슈퍼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이 유리 등 날카로운 매립용 쓰레기가 소각용 쓰레기 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탓에 봉투가 자주 찢어지는데다, 수거업체 직원들은 손이 베이는 등 부상을 당하기 일쑤다.

 

이와 함께 소각용 쓰레기봉투조차 사용하지 않고, 일반 비닐봉지에 음식물 등 쓰레기를 마구 섞은 채 버려진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수거업체들은 이를 수거할 의무가 없지만, 일반 주택 주변 등의 환경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수거하고 있다.

 

한 생활 폐기물 수거업체 관계자는 “재분류해야 하는 의무가 없지만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소각용 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쓰레기조차 봉투를 열어 재분류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가뜩이나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온종일 쓰레기 분류 작업에 시달리고 있어 회사 전체가 난감한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마구잡이식 쓰레기 배출이 심해지자 일부 지자체는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단속을 강화한 수원시는 소각용 쓰레기봉투에 매립용이나 재활용 쓰레기가 포함되는 등 배출기준을 어길 경우 해당 구역에 2회 적발 시에는 3일 이내 기간 동안 쓰레기를 수거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2차례에 걸쳐 적발된 장안구 정자2동은 19일과 20일 이틀간 소각용 쓰레기봉투를 수거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쓰레기 분리기준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도록 활발하게 홍보하겠다”면서 “앞으로 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쓰레기 배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민훈ㆍ한진경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