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제70주년 경찰의 날 하루 앞두고 ‘정상근무’ 공문
인천지방경찰청이 제 70주년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두고 지방청 산하 9개 경찰서에 평소와 똑같은 형태의 근무를 지시하는 공문을 발송해 직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21일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본청과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을 비롯해 250여개 경찰서에서는 제70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기념식이 개최됐다.
인천청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래와 악기연주, 미술작품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70주년을 맞은 경찰의 날이 예년보다 의미 없이 끝나버린 것은 물론,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인천청이 산하 9개 경찰서에 “경찰의 날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근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한 이유에서다.
인천청이 경찰의 날에도 정상근무를 지시해 일선 서에서 사전에 계획했던 대부분의 일정이 백지화되면서 과거보다 못한 경찰의 날을 보내게 된 것이다.
실제 몇몇 경찰서에서는 족구와 축구 등 각종 운동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예약했던 운동장과 식당 등을 급하게 없었던 일로 바꾸고, 일부 부서에서는 주문했던 음식들도 취소했다.
경찰의 날에는 매년 서별로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직원과 가족을 비롯해 협력 관계 시민단체 등과 친목을 다지는 것은 물론, 보다 가까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왔는데, 올해는 이 같은 의미 있는 행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셈이다.
인천의 한 경찰은 “좋은 취지의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오히려 저하된 상황”이라며 “1년에 딱 하루 있는 날이고, 70주년인 만큼 평년보다 더 뜻 깊은 날인데, 너무 심하게 통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청 한 관계자는 “경찰의 날 기념식 이후 근무를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이 있었다”며 “근무와 관련된 원칙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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