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김미숙 도예가 “도자는 마음을 담아 빚어야죠”

흙 만지면서 일상에 활력 생겨 전시 수익금 기부… 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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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기술이 아닌, 마음이 담긴 도자기를 빚어내야 합니다.” 도예가 김미숙의 철칙이다.

 

그는 “작품에는 인간이 가진 선한 본성을 담아내야 한다”며 “삶과 인생이 녹아있는,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는 도예를 전공하지 않았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던 그가 도예를 만난 건 10여년전, 우연한 기회였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릇 욕심이 있잖아요, 저도 그랬죠. 제가 만든 접시에 담긴 음식을 먹는 것이 그렇게 신기하고 재미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접시에서 시작한 도예가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소소한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그가 점점 변화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활력이 생기고, 각박한 세상에 닫혀만 가던 마음은 여유롭고 풍요로워졌다.

 

“흙을 만지면 마음이 편해져요. 흙을 통해 제가 가진 인생의 모습이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을 봤을 때 어떤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도예는 제 삶 그 자체가 됐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도예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고, 2012년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 의왕에 ‘김미숙도자공예’를 차렸다. 그는 이곳을 학생들과 주부들을 가르치는 공방과 자신의 작업실 겸 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단순히 도예 기술만을 가르치는 공간은 아니예요. 가르친다기 보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간이죠. 저와 같이 도예를 좋아하고 꿈꾸는 분들을 위한 열린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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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도자공예 회원들의 작품에서는 모두 생명력이 느껴진다. 소박하고 수수한 작품들이지만 뿜어내는 아우라는 전문작가 못지않다.

 

“작품 안에 깃든 영성은 자신의 것입니다. 흙을 빚음으로 인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에 있는 선함을 이끌어 내는 거죠. 그 것이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2013년부터는 회원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함께가는 사람들展>을 개최하고 있다. 혼자보기 아쉬워 전시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주부9단이란 말이있다. 이미 본인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지혜와 감성이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부라면 누구나 다 작가의 소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다 의미 있는 전시를 위해 지난해부터 전시에서 생기는 수익금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그는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행복과 기쁨, 그리고 나눔이 있는 삶이다”라며 “내가 가진 재능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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