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인천형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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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인천의 ‘미로’라는 벤처기업이 지난번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창조경제대상에서 당당히 전국 2등을 했다.

당시 1등을 한 벤처는 아이디어를 아직 상품화하지 못한 데 반해, 창업 2년밖에 안된 미로의 제품은 벌써 우리나라는 물론 현재 미국, 일본, 중국에 진출해 매출이 32억 원에 달한다.

또한, 이 회사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줄이어 방문하고 있으니 필자는 사실상 전국 1등이라고 본다. 인천지역에는 지금도 많은 벤처회사들이 인천혁신센터를 비롯한 대학, 보육센터 등 여러 창업보육기관에서 육성되고 있으며, 인천 지역의 창업 열기가 타지역보다 높으니 제2, 제3의 미로와 같은 벤처기업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인천 지역의 창업 열기와 달리 이를 뒷받침하는 종합적인 벤처 지원생태계는 서울, 경기 등에 비해 열악하다. 

이제는 인천의 벤처나 중소기업들이 인천에서 성장하는 둥지를 틀고, 나래를 펴기 위한 인천형 창조경제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인천의 젊은이들이 창업 이후 다음 단계 성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은 인천에서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괜찮은 기업들은 벤처캐피탈이나 엔젤들이 몰려 있는 서울의 테헤란로나 경기도 판교로 간다고 한다. 다행히 미로는 인천지역 내에서 성장자금이 해결됐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한 다른 기업들은 한번 인천을 떠나면 성장해서 다시 인천으로 회귀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테헤란로에서 활동하는 인천 지역의 투자가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인천 지역에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도무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역시 테헤란로나 판교를 기웃거린다는 것이다.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를 다시 연결하는 장을 만들고 활성화해야 한다.

 

먼저 인천의 벤처를 육성하고, 발굴해 좋은 밭을 만들고, 이들 기업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지역의 창업경진대회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인천혁신센터는 인천의 대학과 연구기관들과 함께 공동으로 창업경진대회와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을 올해 연말부터 시작해, 매년 2회씩 주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하순에는 인천 지역의 우수한 벤처기업들에게 중국의 투자가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북경, 상해 현지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창업경진대회 등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상품화될 수 있게 연구개발자금을 6개월의 사업화기간동안 5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6개월 챌린지’ 제도를 정부와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인천혁신센터에서는 12개의 벤처들이 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인천 지역은 지원자는 물론 순도 높은 아이디어도 많아서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마침내 인천형 벤처 지원 생태계의 첫 단추를 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는 29일이면 벌써 인천혁신센터가 출범 100일을 맞이하는데, 앞으로 인천혁신센터가 부여받은 과제를 달성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지역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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