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중고차 수출단지’ 졸속추진 불신 자초

송도관광단지 4블록 ‘난립 방조’ 개발바람에 대체부지 허둥지둥
배후부지 활용 놓고 IPA에 목매 수년째 이전 표류 ‘무능행정’ 지적

인천시가 송도관광단지 4블록 내 불법 중고차 수출업체 난립을 방조했다는 지적이다. 4블록 중 30% 지분이 인천도시공사(인천시가 100% 출자)에 있지만, 수년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시와 연수구에 따르면 현재 300개의 불법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4블록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싸이칸 홀딩스가 70%, 인천도시공사가 30%의 지분으로 참여해 만든 법인인 인천도시관광(주)이 땅주인이다.

 

인천도시공사는 2012년 인공해수욕장을 매립(4블록, 20만 8천710㎡)해 프리미엄아울렛, 호텔 등 상업단지로 개발할 방침이었다. 송도관광단지 조성계획이 추진되던 이때부터 인근에 난립해 있던 중고차 수출업체에 대한 이전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고, 그 사이 불법 건축물로 흉물이 돼 있다.

 

시는 2012년 경인항(약 16만㎡)과 엠파크(약 9만㎡) 부지 등을 대체부지로 기정사실화했지만 송도관광단지 조성이 불투명해지면서 4블록으로 업체들이 모여들었다. 그해 도시공사는 감사원으로부터 불법 중고차 수출업체 난립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중고차 수출업체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체부지만 찾은 시의 책임도 컸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시는 여전히 부지만 찾고 있다. 재정사업이 아니므로 시는 인천항만공사(IPA)에 배후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만 할 뿐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인천항에 대한 접근성, 물류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아 송도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등을 돌렸고, 결국 4블록에 들어서게 됐다”며 “급하게 서둘러 대체부지를 마련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IPA가 민원 발생을 우려해 수출단지 조성에 부담이 있지만, 협의를 통해 2018년까지 조성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중고차 수출은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으로 평택의 경우 대규모 수출단지까지 조성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시는 몇 년째 부지확보도 못 하고 있고, 2012년 중고차 수출 전문단지를 만들겠다던 IPA는 거대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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