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유치 市가 부담해야…
연수구 “분담금 못낸다” 버티기
시교육청 “운영비 MOU 지켜라”
인천시 연수구가 인천시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약속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를 부담하지 않기로 해 기관 간 갈등을 빚고 있다.
28일 인천시교육청과 연수구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 30억 원 중 7억 5천만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하도록 연수구에 요청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인천시, 시교육청, 연수구가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유치를 추진하면서 운영비를 함께 부담하기로 한 MOU(양해각서)에 따른 것으로, 당시 시는 운영비의 25%, 시교육청은 50%, 구는 25%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구는 최근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시교육청에 통보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전국 단위 모집 학교로 지역과 연계성이 없고, 지역 학교에 평균 3천500만 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만 7억 5천만 원을 지원하는 것은 자칫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구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유치를 시가 주도했기 때문에 구가 지원하기로 한 운영비를 시가 대신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시교육청은 관련 사안을 구 예산의 심의 권한을 가진 구의회에 알리는 한편, 자체 예산 심의 권한이 있는 시의회에도 알려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겠다는 입장이다.
박융수 부교육감은 “연수구가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으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파행 운영은 불 보듯 뻔하고, 이에 대한 책임도 구가 져야 할 것”이라며 “기관 대 기관의 약속인 만큼 구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운영비를 예산안에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수구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유치한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 중 일부를 구가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러한 내용을 시에 계속 건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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