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한 <그래비티>가 그랬고, <인터스텔라>가 그랬다. 영상 테크놀로지의 비약적 발전은 영화를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신작 <하늘을 걷는 남자> 역시 제작기술의 정점에 선 영화다.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는 지금은 사라진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WTC) 옥상 사이에 줄을 걸어 안전장비 없이 횡단을 했던 프랑스인 펠리페 페팃의 실화를 근거로 한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전작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등을 통해 선보인 자신의 장기를 이번에도 십분 발휘한다.
특유의 휴머니티가 녹아든 영상이 WTC 센터와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을 완벽히 재현해 낸 할리우드 기술과 어우러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쌍둥이 빌딩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 모습을 통해서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스태프의 노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페팃역의 조셉 고든 레빗은 줄타기를 열망하고 이를 실현으로 옮기는 펠리페 페팃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롤러코스터처럼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선과 비주얼 면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는 일부 관객의 아쉬움을 날려버리기 충분하다.
그의 장기인 내면 연기는 물론, 펠리페 페팃에서 직접 배운 줄타기가 우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펠리페 페팃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조셉 고든 레빗은 더 완벽한 줄타기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스턴트, 발레, 액션 등을 습득했다.
영화의 백미는 역시 후반 ‘줄타기’ 장면이다. 조셉 고든 레빗의 농익은 연기에 아이맥스 카메라로 잡아낸 광활하고 압도적인 영상미가 합쳐졌다. 실제 줄을 타고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유머코드를 배치했다. <하늘을 걷는 남자>는 진지할 땐 한없이 진지하고 웃길 땐 한없이 웃기는 등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압도적’이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하늘을 걷는 남자>는 IMAX 3D로 보면 영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2세 관람가 등급.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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