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제일 먼저 찾는 곳이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이 성당은 바로 ‘천재 건축가’로 불리는 안토니 가우디(1852~1926)의 미완의 걸작이다. 얼마전 이 성당이 착공 144년만에 완공될 예정이라는 외신을 접했다.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드디어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파밀리아 성당은 카탈루냐 출신의 가우디가 설계하고, 31세(1883년)부터 74세(1926년)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건축공사까지 진두지휘한 필생의 역작이다. 옥수수 모양의 첨탑과 직선 대신 곡선만 사용한 독특한 조형으로 유명하다. 가우디는 “곡선은 신의 선이고, 직선은 인간의 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이 머물 지상의 유일한 공간’, ‘인간이 만든 최고의 조형물’로 평가받는 파밀리아 성당 건축은 100년 넘게 진행 중이다. “작품은 긴 시간의 결과여야 한다. 건축하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는 가우디의 평소 지론이 반영됐다.
가우디 사후 다른 건축가들이 공사를 진행했다가 1936년 스페인 내전과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독재, 제2차 세계대전 등으로 중단됐다. 공사는 1952년 재개됐다.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지만 성당을 보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320만명이 넘는다. 바르셀로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 29일부터 ‘2015 경기건축문화제’가 경기도청 잔디광장에서 진행 중이다. 유치원 아이들의 작품부터, 현업에서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일하는 전문 건축사 작품까지 수백점의 전시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단청체험, 전통 한옥 만들기, 목수체험 등 다양한 현장체험 행사도 마련돼 도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문화제가 조금씩 경기건축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것이다.
건축이 단순히 어렵고,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소수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도 조만간 ‘경기도의 가우디’를 배출해 매년 수백만명이 찾는 또 다른 형태의 파밀리아 성당을 갖게 되지 않을까.
김규태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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