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광고 찍었다가 일자리 잃고 남자친구와 결별
'헤이룽장성의 한 남성은 자녀의 외모가 아내와 전혀 다르자 아내가 결혼 전에 성형수술을 한 것을 알아채고 그녀를 고소했다.'
2012년 중국의 한 타블로이드 신문이 가족사진과 함께 내건 이 이야기 속 여자 주인공은 그저 성형외과 광고를 찍은 모델일 뿐이었다.
대만 모델 예완청(협<입口 변에 十>宛承)은 30일(현지시간) BBC와 인터뷰에서 "잠 못 이루는 나날들이었다. 그저 내가 모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내게 상처를 줬다. 그저 숨고 싶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예완청의 악몽은 3년 전 시작됐다.
그는 성형외과 광고용으로 아동 3명, 성인 남성 1명과 가족사진을 찍었다.
부부로 나온 예완청과 남자 모델은 큰 눈에 오뚝한 콧날이 돋보이는 외모였고 아이들은 모두 작은 눈과 낮은 코가 특징이었다.
'당신이 걱정할 일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전부'라는 설명이 달렸다.
성형수술을 했을 때 아무런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광고였다.
예완청은 이 광고를 주선한 광고회사가 병원 한 곳에서만 사진을 쓰기로 한 계약을 어기고 인터넷에 그 사진을 올리면서 일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이 사진에 '성형수술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급기야 중국의 한 신문은 남편이 성형수술 때문에 아내를 고소했다는 완전한 허구의 기사를 실으며 이 사진을 증거로 내밀었다.
애초 광고로 찍은 사진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고 예완청은 그렇게 '몰래 성형했다가 들통나서 이혼당한 여자'가 돼버렸다.
예완청은 "처음에 친구가 말해줬을 때는 그저 한때의 소문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모두 사실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도 그가 소문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진과 가짜 설명이 인터넷상에서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 예완청은 졸지에 세계적인 유명인이 됐다.
한때 대만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점, 노트북, 화장품 광고 등의 모델로 활동하며 잘나가던 예완청은 점차 일자리를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
예완청은 그로 말미암은 손해가 400만 대만달러(약 1억4천만원)에 달한다며 광고회사 등을 상대로 500만 대만달러(약 1억7천5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목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소문들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광고회사 측은 이미지가 손상됐다며 예완청에게 사과 기자회견을 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맞고소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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