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극단이 택한 ‘로미오와 줄리엣’

세계 명작시리즈 첫 작품으로 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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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집안에서 태어나 운명처럼 사랑하고 함께 죽음을 선택하며 비로소 영원히 함께 하게 된 로미오와 줄리엣.

수 백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 연인의 밀어(蜜語)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올해로 창단 25주년을 맞은 경기도립극단(예술단장 김철리)이 제66회 정기공연으로 상연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것이다.

 

김철리 예술단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도립극단의 대중성 확보를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 명작을 통해 시대와 시간을 뛰어 넘는 연극의 참 맛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선택은 말이 필요 없는 작가 ‘셰익스피어’. 도립극단은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넘어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만 하는 7포 세대가 등장한 이 시대에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사랑과 순수를 되돌아본다.

 

특히 앞서 <말괄량이 길들이기>ㆍ<한 여름 밤의 꿈>ㆍ<리어왕> 등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수 차례 연출했던 김 예술단장은 무대 소품을 피아노, 2층 발코니, 의자 4개 등으로 간소화해 관객이 언어의 아름다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시대적 배경도 의상부터 말투까지 현대시점으로 전환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또 텍스트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무대 위에 피아노를 배치하고 라이브로 선율을 연주, 그 위에 대사를 올려 놓는다. 두 가문 이면에 숨겨진 지배층의 위선, 평민들의 고단함, 순수함을 간직한 어린 영혼 등을 역동적인 언어의 변화 속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이례적으로 더블 캐스팅을 한 대목도 주목할 만 하다. 관객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도립극단 배우들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발전하고 주역으로 활동할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입단 6년차 정헌호와 4년차 이애린, 기대주로 낙점된 신입단원 정다운과 14년차 장정선 중견 단원이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을 꿰찼다. 

신구 조합이 두드러진 주역을 제외한 조역으로 21명의 도립극단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한다. 공연은 11월19~22일, 12월24~26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상연한다.

관람료 전석1만5천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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