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유지·따뜻한 차 한잔… 환절기 ‘피로·무기력증’ 탈출

환절기 건강 관리법

수원에 거주 중인 회사원 박 씨는 열흘째 감기와 동거 중이다.

‘훌쩍훌쩍’, ‘콜록콜록’ 휴지 없이는 도무지 불가능한 일상. 평소와 같은 생활리듬을 유지하지만 기운이 없고, 피곤함과 무력감까지 더해져, 지난 주말 친구들과의 가을 산행을 취소하고 TV를 보며 지냈다. 겨울에 가까워 오면서 회사원 박 씨처럼 피로와 무기력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환절기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우리 몸은 자연과 몸의 변화에 맞춰 적절히 순응하며 활동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경계. 자연에 순응하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관리법을 알아봤다.

■ 급격한 일교차, 특히 신경 써야 할 체온

국제학술지 최신호에 실린 서울대학교 김호 교수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10도 안팎의 일교차는 총 사망률 5.8%, 순환기계 질환 사망률 8.1%, 호흡기계 질환 사망률을 9.7% 증가시킬 수 있다.

 

급격한 온도 차이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은 한의학 문헌에도 나와 있는데 음양의 균형을 보존하는 것이 곧 병이 생겨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라 하고 있다.

 

낮은 기온 자체보다도 급격한 변동성 때문에 몸이 항상성을 잃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하므로 외출 시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몸이 바깥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도와주도록 한다. 목덜미 부분을 약간 따뜻할 정도로 보온하는 것은 감기를 막는 데 중요하다.

 

■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풍요롭게 하는 가을 산

단풍이 드는 산림으로의 여행은 몸과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여가활동이다. 산림이 주는 유익한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로부터 밝혀져 있으며, 몸과 마음의 종합적인 건강을 도모하는 수단으로서 권할 만한 방법이다.

산림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숲에서 발산되는 피톤치드나 테르펜 등과 같이 유익한 물질들을 받아들여 동맥경화나 천식 예방 등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가을 산행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이맘때쯤 빈발하는 쯔쯔가무시병(진드기 티푸스)에 주의해야 하며, 일교차가 큰 새벽 등 이른 시간대의 산행은 자제해야 한다.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을 수 있는 시간인데다, 갑작스러운 신체활동이 혈압을 올리게 되는 교감신경을 자극하기도 하므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삼가야 한다.

 

■ 가을철 건조함에 좋은 차와 고치법

한의학에서는 건조로 인한 불편증상 및 질환이 몸을 윤활시켜 주는 진액이 마르는 까닭으로 보고, 생진(生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진액은 눈물, 땀, 침 등 인체 내에 존재하는 체액을 통칭한다. 특히 가을에는 진액을 새로 생기게 하고, 이미 몸에 있는 진액이 마르지 않게 안으로 수렴시키는 성질의 음식을 권했다. 이러한 원리로 구기자 차, 오미자 차, 맥문동 차 등은 가을에 마실 만한 좋은 차다.

 

또한 활인심방, 동의보감에도 소개되어 있는 고치법(叩齒法)도 권할 만하다. 이를 부딪치고 이 과정에서 모이는 침을 삼키는 방법으로 간단하지만, 음양의 균형을 유지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전통적인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반가부좌 또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입술은 가볍게 다물고, 윗니와 아랫니를 딱딱 소리가 나게 36회가량 부딪힌다. 

이때 모인 침은 삼키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삼킨다. 몸 구석구석을 지나는 기운이 서로 소통하게 하고, 진액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생겨나게 하며,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인데, 치아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도 추천된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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