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시 연고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 빅스톰의 연고지를 광주광역시로 옮겨달라는 광주지역 정계ㆍ체육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의 논리는 지난해 한국전력 본사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당연히 배구단도 광주시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4년 말부터 나돌기 시작한 한국전력 배구단 이전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여자팀 한국도로공사가 성남에서 본사가 이전한 김천시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본격화 되고 있다.
▶이에 한국전력은 광주시로의 이전에 대한 검토를 고려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배구단의 광주시 이전은 단순한 연고권 이전이 이나라, 경기장과 전용 훈련장 확보, 선수단 숙소 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에는 충분한 준비를 통해 실행에 옮긴 반면, 광주시는 9천석이 넘어 배구장으로는 부적절한 염주체육관을 제외하곤 인프라가 전혀 구축이 돼 있지 않다. 특히, 프로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흥행성을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타 팀들이 수도권과 충청권에 몰려 있어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감은 성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이전 논란이 이어지자 현 연고지인 수원시의 염태영 시장이 지난 8일 한국전력의 홈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전력은 지난 2008년부터 성적이 나쁠 때나, 좋을 때나 수원 팬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내년 4월 연고 계약이 만료돼도 재계약을 통해 함께 하겠다. 프로팀이 정치나 외부의 영향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연고지 이전 논란을 중단해 줄 것을 경고했다.
▶광주시가 주장하는 본사 소재지로의 배구단 이전은 그동안 본사와 관련없이 연고지 정착을 하고 있는 타 구단과 비교해볼 때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한국전력 배구단의 연고지인 수원시에는 1천명 가까운 직원이 근무하는 수도권 남부지역본부가 소재해 있다. 연고지 이전 문제는 결정권자인 CEO에 달려있지만, 지난 8년간 배구단에 보여준 수원 팬들의 사랑과 신의를 저버리고 정치 논리에 스포츠가 희생되는 결정은 없어야 한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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