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경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경찰관들의 비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 딱하고 민망스럽다. 올 하반기 들어 4명의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건·사고로 물의를 빚더니 이번엔 한 경찰 간부가 도박 현장에서 검거된데 이어 또 다른 경찰 간부가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여주인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인천남부경찰서는 강제로 술집 여주인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로 A경찰서 B경정(45)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B경정은 지난 2일 밤 11시 45분께 인천시 남구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해 술값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여주인 C씨(33)와 말다툼을 벌이고 C씨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B경정은 사건 당일 다른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문제의 술집을 찾아 맥주 3병을 마신 걸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도박 현장에 있던 한 경찰 간부가 붙잡히기도 했다. 현재 인천남부경찰서는 D경찰서 E경위(54)를 도박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E경위는 지난달 30일 밤 1시 10분께 남구 주안 2동의 한 빌딩 5층 사무실에서 F씨(60) 등 5명이 47만원의 판돈을 놓고 속칭 ‘훌라’도박을 하는 현장에 있었던 혐의를 받고 있다.
날이면 날마다 경찰이 왜 이러는지 실망이 크다.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힘겨운데 법을 집행하고, 민생치안에 진력해야 할 경찰관들이 비리나 저지르고 있으니 한심하다. 지각없는 일부 경찰관들의 이 같은 비리가 박봉과 열악한 조건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민생치안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전체 경찰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감마저 떨어뜨릴 걸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경찰은 이제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자체 정화에 나서야 한다. 경찰 지도부가 기회 있을 때마다 그토록 민생치안을 다짐하고 일선 경찰을 독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비리가 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지를 냉철히 살펴봐야 한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처럼 간과하듯 치부해선 안 된다. 비리 등 문제가 발생하면 근본문제는 제쳐둔 채 당사자만 문책하는 고식적 방법만 되풀이 할 게 아니라 경찰의 직업의식과 자질을 높일 수 있는 꾸준한 반복 교육과 기강을 확립할 철저한 지도 감독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근본적으론 경찰 선발과정의 엄격성이 철저하게 확보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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