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MBC 드라마 ‘킬미 힐미’의 천재 소설가 오리온으로 인기를 끌었던 박서준은 지난 11일 종영한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지고지순한 잡지사 부편집장 지성준으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다음 달 13일 열리는 박서준의 첫 단독 팬미팅이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마감됐다는 점도 급상승한 인기를 보여준다.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서준은 “지상파 첫 주인공을 맡은 만큼 부담스러웠는데 잘 끝나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드라마는 어릴 적 동갑내기 친구이면서도 누나, 엄마와 다름없었던 김혜진(황정음 분)을 잊지 못하는 지성준의 진정한 첫사랑 찾기를 그렸다. 박서준은 “어른이 돼서도 그렇게 순수한 감정을 간직한 지성준이 부럽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첫사랑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첫사랑을 어떻게든 찾아야겠다거나 다시 만나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죠. 그래서 지성준이 시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순수함을 많이 잊고 사는 시청자들에게 그런 감정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김혜진이 누구와 연결될지를 두고 시청자들은 ‘지부편’(지성준 부편집장) 파와 최시원이 분한 ‘똘기자’ 파로 나뉘기도 했다. 능글맞고 거침없는 ‘똘기자’ 매력도 대단했지만, 첫사랑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지부편’ 눈빛에 열광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박서준은 이번 작품뿐 아니라 tvN ‘마녀의 연애’나 SBS TV ‘따뜻한 말 한마디’ 등 전작에서도 자연스러운 로맨스 연기로 호평받은 바 있다. 그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무난히 소화하는 비결을 묻자 “저 자신을 내려놓고 연기한다”라고 답하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무던하게 연기하려고 해요. 작품과 인물,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죠. (로맨스 연기는) 뭐든지 벽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웃음) 처음이 어렵지, 처음의 높은 벽만 깨면 괜찮아요.”
박서준은 황정음에 대해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배우들이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간격을 좁힐수록 작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킬미 힐미’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독특한 ‘브로맨스’를 선보인 최시원에 대해서는 “‘뮤직뱅크’ 진행할 때 봤을 뿐 원래 잘 알지 못했다”라면서 “형이 워낙 사람을 어려워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정말 빨리 친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집에서 설거지하다가 인터뷰 장소로 왔다는 ‘집돌이’(집을 좋아하는 남자를 이르는 말) 청년은 연기가 삶의 낙이라고 했다.
“저는 특별난 취미도 없는 사람이라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즐거워요. 연기를 하면서 인생도 배우고, 카타르시스도 느끼죠. 그래서 연기를 그만뒀다가 다시 돌아오는 배우들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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