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공단, 하수슬러지 ‘원정 처리’… 비용 부담 허리휜다

수도권매립지 배정량 태부족이 원인 전북 등 사설업체 처리 운반비 눈덩이
승기처리장은 최근 8개월간 1천534t 공촌처리장도 1천666t 외지行 예산낭비

인천환경공단(이하 공단)이 폐기물 처리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까운 수도권매립지에 반입할 수 있는 배정분이 턱없이 모자라는 탓에 수억 원의 추가 운반비를 들여 ‘장거리 사설 처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공단이 발주한 하수 슬러지 운반·처리 용역 현황을 보면 공단 산하 승기하수처리장은 올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하수 슬러지 1천534t을 충북 단양·청주·제천, 전북 익산에 있는 사설업체에 처리를 맡겼다. 처리비용은 1억 1천700여만 원(평균 t당 7만 6천 원)이며, 별도 운반비로 5천370여만 원(평균 t당 3만 5천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가까운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하면 처리비용은 1억 300여만 원(평균 t당 6만 7천 원), 운반비는 1천500여만 원(평균 t당 1만 원)이 소요돼 6천여만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공촌처리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말까지 슬러지 1천666t을 전북과 충남에 있는 처리업체로 보내는 운반비로만 5천300여만 원(평균 t당 3만 2천 원)을 쏟아부었다.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했다면 15%에 불과한 833만 원(평균 t당 5천 원)이면 된다.

 

이처럼 비싼 운반비를 들여 사설업체까지 가는 이유는 수도권매립지 배정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승기처리장이 배정받은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은 하루 100t이지만, 하루 슬러지 배출량이 125t에 달한다. 공촌처리장 역시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은 하루 37t에 불과하지만, 하루 처리량은 54t이나 된다.

지난해 새로 준공한 송도·영종처리장은 아예 수도권매립지로부터 배정량을 받지 못해 슬러지 1천229t 전부를 충북 업체로 맡겼다. 이로 인해 1천200여만 원이면 충분한 운반비를 4배에 달하는 5천400여만 원에 계약했다.

 

수도권매립지에서 배정받은 하루 반입량 초과분을 모두 사설업체에 맡겨야 하는 공단은 이마저도 근교의 사설 업체 대다수가 포화 상태여서 먼 지방에서 찾아야 한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김정헌 의원(새·중구 2)은 “재정난이라는 인천시의 예산이 이런 곳에서 줄줄 새고 있다”면서 “수도권매립지의 반입량을 늘리든지, 하수 슬러지 배출량을 줄이든지 장거리 사설 처리를 중단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에 인천은 물론 서울, 경기지역 모두 슬러지 처리를 맡기는데 처리 용량이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며 “내년 송도에 폐기물재처리 시설이 완공되면 일부 사설업체 처리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매립지 측에 배정량을 올려달라고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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