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찔끔 늘어.
올해 3분기(7~9월)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0.7 찔끔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계는 지갑을 더욱 굳게 닫았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1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명목 기준) 늘었다.
가구 소득은 지난해 4분기 2.4%, 올해 1분기 2.6%, 2분기 2.9% 등 증가폭이 확대되다 3분기 0%대로 낮아졌다.
이같은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분기(-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0%로 아예 정체 상태에 빠졌다.
가계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 50만 명대이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해 3분기엔 30만 명대로 둔화한 데다가 근로자들이 받은 상여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사업소득은 지난해 4분기(-3.4%)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해 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 사정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확대 등으로 이전소득(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나 기업이 무상으로 주는 소득)만 11.5%의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계 소득에서 연금, 세금, 건강보험료 등에 들어가는 돈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지난 3분기 358만2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었다.
소득 증가율이 둔화하자 가계는 지출을 줄였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339만7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가계지출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0.4%)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의 3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100만원이었다면 71만5천원만 쓰고 나머지는 저축했다는 뜻이다.
이는 소비성향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가계는 주거, 식료품비, 보건 항목 등 필수 지출 항목에서 소비를 늘렸다. 그러나 의류·신발, 교육, 통신 등에서는 지갑을 닫았다.
3분기 가계는 주거·수도·광열에 월 24만1천원을 썼다.
월세 등 주거 비용이 오른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한 증가 폭이 7.8%로 큰 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가 하락으로 주거용 연료비가 4.6% 감소했지만 월세 가구가 늘어 실제 주거비는 23.5% 뛰었다.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지난해 3분기 40.3%에서 올해 3분기 45.6%로 커진 영향을 받았다.
육류와 채소 가격 인상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도 월 38만원으로 2.7%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2012년 3분기 4.2% 증가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담뱃값 인상으로 가계의 주류·담배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0% 늘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4.6% 증가하며 3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보건 지출도 5.0% 증가했다.
그러나 의류·신발(-3.5%), 교육(-1.1%) 등의 지출은 감소했다.
보험료, 결혼식·장례비 등이 포함된 기타 상품·서비스 지출도 3.4% 줄었다.
교통 지출(월 30만7천원)은 12.5%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자동차 구매 지출이 30% 가까이 감소했고 유가가 하락해 연료비도 11.4%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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