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방학 좋은데… ‘공사판 수업’ 어쩌나

도내 내년부터 전면 시행… 대부분 학교 학기중 공사 불가피
소음 피해·안전사고 우려… 교육환경 악화 대책마련 시급

내년부터 분기별로 방학을 분산해 실시하는 ‘사계절방학’ 제도가 전면 확대, 학기 중 공사가 불가피하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공휴일과 주말을 포함, 학교 재량 휴업을 활용해 연속 4일 이상 휴업을 실시하는 사계절방학을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학습과 휴식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 공사가 방학 중 이뤄지는 가운데 사계절방학이 전면 시행되면서 학기 중 공사가 불가피해져 소음피해와 안전사고 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계절방학이 확대되더라도 초중등교육법 상 정해진 법정 수업일수(190일)를 채워야 하는 만큼 여름방학(30여일)과 겨울방학(40여일)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환경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방학 중 진행되는 화장실개선사업의 공사기간이 40~50일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냉·난방기 공사, 교실바닥 교체공사, 천장공사, 급식실 공사 등에 한달 이상 소요돼 여름·겨울방학 기간이 줄어들면 학기 중 공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경기지역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에 요청한 공사 2천556건 중 386건이 메르스나 사계절방학 시범운영 등으로 지연돼 교육환경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성남 A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외부포장 및 운동장 배수공사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당시 수업시간 중 공사가 이뤄지면서 소음이 발생, 학생들의 학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와 함께 지난 9월에는 수원 B중학교에서 진행된 화장실 증축공사로 이곳을 지나다니는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을 받기도 했다. 또 같은 달 안산 C초등학교에서는 방학중 외벽공사를 마치지 못해 각종 소음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환경 악화와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도교육청 역시 사계절방학 제도로 인해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려되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자체 워크숍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리 공사설계를 끝내 신속하게 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사전공사 설계제도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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