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중국은 만능인가

1.jpg
예전에는 창업가들이 가보고 싶은 곳 하면 실리콘밸리였다. 요즘도 반드시 가봐야 하는 성지순례코스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바로 그곳이다. 중국은 최근 대대적인 지원하에 세계에서 가장 창업활동이 왕성하면서도 중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바탕이 된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중국 심천을 꼭 가보고 싶어하는 창업 CEO들을 많이 볼 수 있고, 또 많은 성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도 얼마 전에 중국 진출을 꿈꾸는 청년 CEO들과 함께 중국을 다녀왔다. 흔히 옛말(?)에 세운상가에서 마음만 먹으면 핵폭탄도 만든다고 했던가? 심천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미국 제8함대 정도는 그냥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각종 메이커 스페이스와 창업카페들이 그야말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어 감명을 받고 왔다.

 

자, 이제 좀 냉정해보자. 중국은 스타트업에게 만능인가? 물론 좋다는 건 안다. 어마어마한 배후 시장과 자유로운 창업환경, 게다가 막강한 제조 인프라까지 갖춰진 그야말로 자기 제조 기반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천국이라고까지 할 정도다. 게다가 앞으로 2025년까지 지금보다 더 창업지원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니 이보다 좋은 소식이 어디 있겠는가?

 

실제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한 청년 CEO 중 몇몇은 이미 중국에 진출하여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수에서도 그들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는데 매우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들은 중국 이야기는 그다지 장밋빛만은 아니었다. 물론 사업을 하면서 마냥 핑크빛으로 가득 찬 세상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세상은 오직 대외 홍보자료에만 있을 뿐이다.

 

아직은 사회주의로 운영되고 있는 전반적인 국가 시스템이 있는 한 중국 스타트업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요즘의 창업 열풍도 통제적인 시스템하에서 국가가 자원을 총동원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살짝 괴리가 들기도 한다.

 

사회주의적 시스템이 메인 프레임에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리스크다. 쉽게 말해서 갑자기 “오늘부터 창업지원이 별로다.” 또는 “창업은 죄악이다.”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순간 심천의 신화는 하루아침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실제로 독자 여러분도 과거 저렴한 인건비의 이점을 누리고자 중국에 진출했던 나름 잘 나가던 기업인들이 많은 손해를 보고 유턴하는 것을 뉴스 등에서 접하신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제목으로 돌아가보자. 중국은 만능일까? 답은 ‘아니오’다. 그럼 중국에 진출하지 말아야 할까? 답은 ‘할 만하다’이다.

 

앞에서는 잔뜩 겁을 줘놓고 무슨 말인가 하겠지만 어차피 스타트업은 타이밍이다. 지금 좋다면 그게 진짜 좋을 때다. 지금 중국보다 더 좋은 창업환경과 배후 시장이 있을 곳이 2~3년 후에 어디 있을지 예측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면 일단 중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본다.

 

최원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