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상 첫 개막 후 홈 10연승 ‘김승기표’ 리더십·적극적 수비 효과
프로농구 각 팀 사령탑들은 요즘 안양 KGC인삼공사의 상승세에 혀를 내두른다.
“멤버 구성이 국가대표인데 분위기까지 타니 도저히 질 것 같지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인삼공사는 최근 7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도약했다.
지난 22일 울산 모비스와의 홈 경기서 78대75로 승리해 국내 프로농구 사상 20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후 홈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 김승기 리더십
김승기 감독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창진 감독이 승부조작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갑자기 지휘봉을 잡았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유일하게 ‘대행’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그는 남다른 승부욕과 독기로 인삼공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김 감독대행의 지도 방식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다. 그는 “어차피 죽을 각오로 해야 산다. 어차피 죽을 거면 코트에서 죽어라”고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는다. 선수들도 이에 휴일에 자발적으로 코트로 나가 훈련을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대행은 선수 개개인에게도 엄격한다. 특히 성장이 필요한 선수에겐 더더욱 그렇다. 가드 김기윤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렇게 농구할거면 때려쳐라”는 김 감독대행의 불호령에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 공격하는 수비
인삼공사의 상승세의 또 다른 비결은 상대를 압박한 뒤 스틸을 노리는 공격적인 수비다. 이 수비는 스틸에 실패했을 때 상대에게 역으로 공간을 내준다. 그만큼 쉬운 득점을 내줄 수 있는 위험 부담이 크다. 하지만 김 감독대행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스틸을 안하는 건 수비에 관심이 없는 것과 같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9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스틸이 많아지면서 속공 기회도 늘어났다.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평균 5.87개(1위)의 속공을 성공시키고 있다. 김 감독대행은 “스틸에 성공하면 선수 전원이 공격할 필요가 없어 체력이 비축된다”며 “스틸에 이은 속공은 득점 확률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공격적인 수비’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가드 강병현은 “우리 팀에는 스틸을 잘 하는 선수가 유독 많다”며 “많이 움직이며 볼을 가로채니 신바람이 난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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