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완화 따른 주택담보대출 급증
정부 소비활성화 정책에 신용카드 이용액↑
지난 3분기 가계빚이 1천16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탓에 위축됐던 소비가 풀리면서 가계빚이 확대됐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계빚은 2분기 1천131조5천억원보다 34조5천억원 늘어난 1천16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가계빚이 늘어난 것은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기금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이 20조4천억원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4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연 1.5%로 떨어지면서 대출 부담이 크게 줄었고, 주택담보대출(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전세금 상승과 전세의 월세 전환이 확산하면서 가계의 주택 매입이 활성화된 점도 가계빚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대출도 지난 3분기 232조7천억원에서 239조원으로 6조3천억원 늘어나면서, 지난해 2분기(6조3천539억원) 이후 5분기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해 가계빚 증가를 이끌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 대출 증가액은 올해 1분기에는 1조5천억원에 불과했지만, 2분기에는 5조원을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난 점도 가계빚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3분기 신용카드 이용액, 할부금 등은 63조4천억원으로 2분기 59조5천억원보다 3조9천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메르스 등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3분기에 회복되면서 가계빚이 증가했다”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할부금이 늘고, 추석으로 카드소비가 늘면서 가계빚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