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에게 더 가까이… 詩를 쓰는 경찰

경기경찰청 의무경찰계 최영찬씨
친근한 이미지 만들고자 시 작성 ‘가을꽃 축제’로 시인 등단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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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방경찰청 경비과 의무경찰계 소속 시인경찰 최영찬 경위가 시를 낭송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가을비를 타고 미끄러지는 코스모스.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구절초. 산새소리는 영혼의 안온감. 그리움에 몸살 내는 가을꽃이 그렇게 열렸다. 모든 자연은 깨달음의 구도자”

 

시(詩) ‘가을꽃 축제’ 원문이 낭랑히 울려 퍼진 건 지난 21일 오후 2시께. 군포시립중앙도서관 소극장에서 열린 수리 시낭송 전국대회에서 지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시가 울려 퍼졌다. 무대에 오른 낭송의 주인공은 시 쓰는 경찰, 경기지방경찰청 의무경찰계 최영찬 경위(41)다.

 

고등학생 때부터 유독 시집을 즐겨 읽었던 최 경위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당시 안양동안경찰서에서 홍보를 담당하며 지역 주민과 접할 기회가 많았던 최 경위는 아쉬웠다. 주민들이 경찰에 대해 너무나도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꼈기 때문. 이에 주민들에게 부드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찰이 되기 위해 감성적인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작(詩作)은 이제 최 경위의 삶의 큰 목표로 자리 잡았다.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시인으로서 최종 목표가 마음속에 생겼고 이를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최 경위가 그동안 퇴근 후와 주말에 틈틈이 시간을 내 작성한 시는 무려 70편에 달한다. 이 중 가장 애착이 간다는 ‘가을꽃 축제’로 최 경위는 지난해 10월 시인으로 등단해 군포시문인협회에 등록되면서 시인으로서의 첫걸음을 뗐다.

 

또 지난 6월에는 ‘서울시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게시용 시 작품 공모전’에 소아암 환자에게 5년째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여경의 이야기를 담은 ‘단발머리’라는 시가 선정, 오는 12월부터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최 경위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최 경위는 “한 줄씩 정성스럽게 써 내려 간 시들로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사라지고, 동료들 역시 즐거웠으면 좋겠다”면서 “부족하지만 시집을 출간하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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