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을 말하다] 4. 천년 문화, 문화콘텐츠

“경기도 문화유산 창작자원화… 개방·공유·참여 서비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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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천년과 문화상생 /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열린 문화공동체 지향… 체험·소통의 장소로 거듭나야”

경기천년을 맞아 경기도가 제시하고 있는 ‘생활 속’ 문화와 ‘지역’ 문화 발전을 핵심내용으로 하는 문화정책이 진정 경기도민의 행복한 삶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열린 문화공동체’와 ‘문화상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열린 문화공동체는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작은 마을문화공동체 등 여러 주체들이 서로 다름을 그대로 수용하고 발산하는 장(場)을 지향한다. 이것은 각 주체들의 수평적 관계에서 형성되는 상호 복합적인 협력지원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수평적 질서 속에서 형성되는 상호복합적인 협력관계를 통한 열린 문화공동체로부터 ‘문화상생’의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 열린 문화공동체는 단순한 문화소비 혹은 대량의 문화생산을 위한 문화향유의 장으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미술관, 박물관, 복합문화센터 등의 문화기반시설의 확충과 함께 이러한 문화 향유의 공간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문화는 단지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질에 관계하는 체험과 소통의 장소로 거듭나야 한다. 문화상생은 ‘나’와 ‘너’라는 각각 서로 닫힌 공간에서 벗어나 ‘우리’라는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감을 의미한다.

이곳은 ‘나’와 ‘너’가 동일해지는 공간이 아니라, ‘나’와 ‘너’의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수용하고 발산하는 체험과 소통의 장소이다.

 

‘생활 속’ 문화와 ‘지역’ 문화 발전 자체가 열린 문화공동체를 지향한다고 볼 수는 없다. 고립된 ‘나’만의 세계에 갇혀 세계와 관계 맺기를 하지 못하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생활 속’ 문화는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나’로 동질화 된 문화공동체를 요구할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나’와 ‘너’의 수평적 상호관계의 소통을 허용하지 않는 ‘지역’ 문화 역시 일방적 소통을 강요하며 획일적인 문화공동체를 가져올 뿐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31개 시ㆍ군의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그 ‘다름’ 속에서 각각의 시ㆍ군의 지역문화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시ㆍ군과 상호 복합적인 협력관계를 지녀야 비로소 ‘문화상생’을 통한 경기도민의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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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문화유산 소재 활용, 영화콘텐츠 개발방안 연구 / 하원준 (영화감독)

“역사인물 스토리텔링 통해, 대중영화 콘텐츠로 재해석”

대중영화는 지역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반(基盤)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영화라는 매체에 적용시킬 특별한 사람 이야기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경기(京畿)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영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 문화유산에 담긴 이야기의 온전한 가치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경기 문화유산에 대한 영화적 소재의 가치를 세 가지 정도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무수한 강과 길을 담은 로드무비의 가치다. ‘한강’으로 대표되는 경기(京畿) 지역의 강과 길들은 경기(京畿) 문화유산을 담은 스토리의 보고이다. 예로 안성장이 번창했던 안성천 주변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안성장의 장똘배기 이야기, 백제군이 안개를 이용한 전술로 고구려에게 승리를 했다는 아롱개 이야기, 다섯 제례를 펼친 용신제 이야기 등은 안성천과 안성장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형성된 이야기들이다. 

또한, 지금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은 조선시대 ‘낙생역’이라고 불리는 역마을이었으며, ‘판교점’이라는 주막거리였고, 묻혀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경기(京畿) 지역의 강과 길이 난 곳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는 고유한 지역 문화를 만들어낸다.

 

두 번째, 뜨거운 욕망을 지닌 도전적 인물의 가치다. 대중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체적으로 정복감이 강하며, 자신의 욕망을 위해 가장 소중한 목숨마저 내걸기도 한다. 이러한 욕망은 곧 신념이라는 태도로 그려지며, 대중 영화의 관객들은 그러한 신념을 자신의 삶에 투영함으로써 발전과 변화를 모색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이 점에서 경기(京畿) 문화유산 속의 인물들은 매력적 캐릭터를 지닌 주인공들이다. 포천의 최익현, 여주의 명성황후, 용인의 허균, 남양주의 정약용 등이 매력적 캐릭터를 지닌 인물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역사의 한 단면을 장식한 수많은 역사인물이 경기와 관련이 있고,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영화적 주인공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창작이 가능하다.

 

세 번째, 경기(京畿) 문화유산 속에는 오욕칠정을 매우 충실하게 투영된 사건들이 많이 존재한다. 영화 창작자들에게 이것은 발상의 흥미로운 지점으로 존재한다. 예로 처인성에는 경우, 김윤후의 용맹한 투쟁 과정이 담긴 사건이 존재하고, 병자호란 당시의 남한산성에는 참담하고도 애끓었던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6.25 전쟁 당시의 백마고지는 생사를 건 치열한 전투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것은 경기(京畿) 문화유산이 가지고 있는 살아있음의 증명이요, 시대의 숙명이다. 이러한 경기(京畿)만이 주인이 되는 숙명적인 이야기는 대중 영화 콘텐츠로 재해석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京畿) 문화유산 활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영화 가치 창출 방안을 위한 다면화된 연구가 필요하고, 적절한 활용방안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토리텔링 전략이 우선된다. 그것이 바탕 될 때, 경기(京畿) 문화유산의 영화적 소재 활용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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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문화유산과 경기천년 문화콘텐츠 개발 전략 연구 / 유동환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경기도 문화유산 창작자원화… 개방·공유·참여 서비스 구축”

세계 이야기전쟁 속 디지털문화유산 창작자원화 필요성

200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디지털문화유산(Digital Heritage)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유네스코는 2012년 9월에 ‘디지털시대의 세계기록유산 : 디지털화와 보존’이란 주제로 ‘벤쿠버 선언’을 채택하여 디지털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촉구하였다.

또 한편으로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 문화콘텐츠산업은 폭발하는 뉴플랫폼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소재 발굴을 위한 총성 없는 싸움, 즉 ‘이야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새로운 창작소재를 지속가능하고 다양하게 공급 받기 위하여 각국의 문화유산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경기 천년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인프라인 ‘경기 천년 창작자원서비스’ 구축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경기도 문화유산 콘텐츠 자원서비스 현황

기존 연구에 따르면, 경기도는 왕실문화(수원화성, 조선왕릉), 유교문화(서원향교), 실학문화(다산유적지), 안보문화(성곽), 남북교류(개성), 근대문화유산이 풍부하다고 한다. 

현재 문화유산 아카이브는 경기문화재연구원 홈페이지(https:gjicp.ggcf.kr)의 <경기도의 문화유산>과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아카이브>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창작자의 수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경기 천년 창작자원서비스 개발 전략

첫째, 창작자원화를 위하여 ‘활용을 통한 보존’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세부적으로‘기억의 축적에서 가치의 창조로, 원형자료에서 창작자원으로, 계몽교육콘텐츠에서 창작자원화’로 구축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둘째, 창작자의 접근성이 고려된 최적화된 창작자원 서비스 형식을 선택해야 한다. 스토리 창작소재를 제공하는 데에는 스토리창작지원서비스(스토리테마파크 story.ugyo.net)가 적절하고, 광범위한 정보를 검색 발굴하기 위해서는 전자도서관 서비스(유럽디지털도서관 www.europeana.eu)가 적절하다. 

셋째, 창작자원 서비스의 글로벌 표준을 채택하여 세계와 소통 교류해야 한다. 한국 내부에서만 소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세계 창조산업과의 교류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럽디지털도서관유로피아나(Europeana)의 데이터 모델인 EDM 등 다양한 국제표준을 고려하여 설계구축 하여야 한다.

 

이상과 같이 경기도의 문화유산 인문정보를 창작자원으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개방, 공유,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설계가 가장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

 

정리=류설아기자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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