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53억불. 이 통 큰 중국 주석은 한달이 못돼 영국을 방문하여 또 그런 통 큰 모습을 보여주었다. 50조원이나 되는 경제교류에 영국은 그에게 레드 카펫을 깔아주었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타보지 못한 황금마차를 타고 엘리자베스 여왕과 나란히 버킹엄궁으로 갔다.
이 같은 모습에 가장 배 아파할 나라는 전통적으로 영국과 가장 가까운 미국일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돈 앞에는 냉혹한 것이 국제사회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국내 시장이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시작한 지도 오래됐다.
또한 중국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자 세계 커피 시장이 요동을 쳤다. 전통적으로 중국 사람은 차를 즐겨 마셨고 그 역사도 4천년이나 된다.
그런데 중국의 젊은이들이 커피 맛에 길들여지면서 아예 스타벅스 같은 커피 회사가 중국 차의 최대 생산지 운남성에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참으로 대단한 변화다.
지난 여름 우리나라가 메르스 전염병으로 중국 관광객이 발길을 끊게 되자 우리 내수시장이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가.
이번에는 중국이 35년 만에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다는 발표에 분유, 기저귀, 유제품의 세계 시장이 활짝 웃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의 관련 주식들이 어떤 것은 하루에 주가가 10.55% 급등하는 것도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에서 매년 5백만명 상당의 신생아가 추가 탄생을 하게 되면 중국의 유아 산업이 올해 보다 58% 커진 3조196억위안에 달할 것이고, 이에 편승해 우리나라의 남아도는 우유 문제를 비롯 유아용품 수출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주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리커창 총리의 한국산 쌀과 삼계탕 수출 장벽의 완화 조치는 우리의 쌀 문제와 인삼 농가, 양계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고무되어 있다.
언제부터 중국이 이렇게 거인이 되었을까? 70년대, 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을 여행하던 일본, 한국 사람들은 문짝도 없는 남녀공용 화장실, 수준 이하의 공항, 때가 꼬질하게 낀 택시를 비웃었으며 그리고 술집과 음식점에서는 우쭐한 자세로 만원짜리 지폐를 종업원 팁으로 펑펑 뿌리지 않았던가?
우리의 많은 기업들은 싼 인건비에 중국에 공장을 짓고 생산품을 현지에 팔아 재미도 봤는데 이제 그런 시절은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렇게 지금은 중국의 경기지수가 우리 경제에 웃음을 주기도 하고 눈물을 주기도 한다. 일본, 미국, 그리고 EU까지도 제쳐버린 중국과의 무역규모. 남북문제에서 그나마 북한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이웃도 중국이다.
정말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단군이래, 우리 조상들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5천년을 평화와 문화를 공유하기도 하고 때로는 전쟁으로 부딪치고 고민하여 오늘에 마주한 중국이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우리의 안보와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한 혈맹이고 중국은 피할 수 없는 이웃이라는 이 엄연한 현실에서 우리는 과연 어느쪽에 서야 하는가? ‘중국은 중국’이고, ‘미국은 미국’이라는 어찌보면 단순 논리의 해답을 쓸 수밖에 없는 정말 이것이 우리가 갖는 지정학적 숙명이고 이 숙명은 우리 후손들에게도 이어질 것임이 안타깝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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