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아랫목서 한정식 즐기고… 한옥식 카페선 입안 가득 달콤함을
장흥국민관광지를 거쳐 기산저수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운전하다 보면 전라도 한정식의 푸짐하고 맛있는 한상차림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제왔소’다. 기산저수지의 설경을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랑방 형태의 한정식집으로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따뜻한 아랫목에서 녹이며 속 편한 상차림을 만날 수 있어 행복감마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양만점 곤드레밥과 단호박밥이 눈에 들어오는데 노릇하게 구운 생선구이와 고기, 흑미와 콩이 배합된 돌솥밥과 구수한 된장찌개는 보기만해도 속이 든든하다. 기본 메뉴는 ‘아제정식’인데 든든하고 맛있는 음식들로 한상 가득이다.
알록달록한 예쁜 모듬전과 들깨에 버무린 도토리묵까지 입맛을 살려준다. 기본 반찬에 나오는 새콤달콤한 양념게장과 제철에 맞게 바뀌는 기본찬도 괜찮은 편이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나물과 고추장아찌까지 골고루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더불어 ‘아제왔소’의 바로 옆에 정원과 한옥식 카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단궁’이 발길을 붙든다. 단궁(丹宮)은 붉은 칠로 장식한 건물로 임금이 있는 곳을 뜻하며 마음의 평온과 안락함을 즐기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음의 휴식처로 단성무이(丹誠無二·붉은 정성이 둘도 없다)의 뜻을 내포한 이곳은 평온과 휴식을 맘껏 누릴 수 있어 현대인들에게 힐링장소로도 제격이다. 국내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한옥카페 ‘단궁’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살린 전통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규모만큼이나 시설도 깔끔하고 잘 정돈돼 있어 주변 경관과 매우 잘 어울린다.
이곳에선 아포카토(1만 원), 자몽주스(1만2천 원) 등이 가격대비 알찬 양과 고급스러운 세팅으로 만족감을 준다. 차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나오는 화이트·초코 쿠키는 기분 좋은 아이템.
여기에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와 행남자기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커피잔은 색다른 느낌마저 선사한다. 한글을 모티브로 공동작업한 행남자기 이상봉 컬렉션은 윤동주 시인의 ‘별헤는 밤’을 흘림체로 표현,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커피 받침대에는 이상봉씨의 사인을 새겨 예술작품과 커피의 기막힌 만남을 기대해도 좋다.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새겨진 보통의 잔디밭과 달리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단궁의 내외부는 항상 개방돼있다.
첫눈의 설렘을 간직하고, 올해가 지는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이곳서 설경을 배경으로 호젓하고 아늑한 분위기에 음식 맛과 부드러운 커피향까지 음미해보자.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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