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3년만에 1부… 그들의 비결은

잠재능력 지닌 젊은 선수들에 기회 제공 
감독의 지도력·열정적인 市지원 등 큰 힘
실업팀 창단 후 국내 첫 최상위 리그 진출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수원FC가 프로 데뷔 3시즌 만에 클래식(1부)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지난 2003년 3월 실업팀 수원시청으로 창단된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최상위 리그에 진출한 국내 최초의 팀인 것이다.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5팀이 승격했다.

상주 상무가 2013년과 올해 2차례 승격했고 대전시티즌, 광주FC가 한 번씩 승격했다. 그러나 이들 팀은 모두 1부 리그에서 뛰었던 팀들로 3부리그 격인 실업리그(N리그)로 출발해 프로 2부리그→프로 1부리그에 오른 팀은 수원FC가 유일하다.

 

수원FC는 창단 2년 만인 2005년 내셔널리그의 전신인 K2리그에서 전반기 1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한 이후 프로 데뷔 이전인 2012년까지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내셔널리그의 ‘양강’으로 군림했었다. 2012년 아주대 감독 출신으로 유소년팀을 맡고 있던 조덕제 감독에게 팀을 맡겼고, 2013시즌 프로팀으로 전향해 K리그 챌린지에 뛰어들었다.

 

K리그 챌린지 시즌 첫 해인 2013년 8개팀 중 4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입증한 뒤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지난 시즌은 6위로 마쳐 1군 팀으로의 승격은 당분간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수원FC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18승11무11패(승점 65)로 3위를 차지해 챌린지리그 준플레이오프에 진출, 서울 이랜드FC(3-3ㆍ무승부시 리그 상위팀이 플레이오프 진출)를 제쳤고, 3일 뒤 열린 플레이오프에서도 대구FC(2-1)를 꺾은 데 이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클래식 11위인 부산 아이파크(1-0, 2-0)마저 꺾고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수원FC가 이처럼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며 클래식으로 승격할 수 있었던 것은 △‘명장’ 조덕제 감독의 지도력과 △튼튼한 팀웍 △수원시의 열정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원FC의 조덕제 감독은 넉넉하지 않은 구단 예산과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에 적응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많은 선수들을 테스트해 그 중 1~2명을 뽑아낼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또한 조 감독은 팀 재정상 화려한 개인 기량을 갖춘 높은 연봉의 선수를 뽑지 못하는 대신 성실하고도 팀 플레이에 녹아들어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뿐 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영입해 현재 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지닌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한편, 수원FC가 새로운 기적을 일군데에는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과 김춘호 이사장을 비롯, 수원시와 수원시체육회, 각 가맹경기단체 관계자들이 홈경기는 물론이고 주요 경기가 열릴 때마다 원정 응원을 펼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것도 클래식 승격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첫 지역더비인 ‘수원더비’를 만들어낸 수원FC의 선전이 연말 그라운드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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