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나 메르스 같은 급성 전염성 호흡기질환이 유행을 할 때에는 옆 사람이 기침을 하면 상당히 신경이 쓰이지만 일상에서 기침은 흔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경우 감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열이나 통증, 출혈 등의 증상이 없이 며칠 내로 잦아드는 기침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흔한 기침이지만 다른 증상은 별로 없이 기침만 낫지 않고 몇 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증상의 시작은 가벼운 기침처럼 오기도 하고 아무런 증상 없이 기침만 가볍게 시작되는 경우도 있는데, 감기약이나 기타 기침과 관련된 약으로는 잘 잡히지 않고 증상이 계속되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되기도 한다. 임상적인 특징으로는 누우면 심해지는 것으로 잠이 들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환자도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기침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체크를 해야 할 것이 위산역류이다. 위산은 소화와 음식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위장에서 분비하는 소화액으로 pH2 이하의 생각보다는 강한 산성을 띤다. 이런 강한 소화액으로부터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벽은 두터운 점액질을 덮고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 위산에게 노출될 수 없는 식도와 후두는 당연히 이런 보호막이 없다.
그런데 위산이 식도로의 경계를 넘어 역류하면 당연히 조직은 손상을 입고 후두까지 영향을 주어 목의 이물감과 함께 기침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인 호흡기에 작용하는 기침약은 그 효과가 전혀 없다시피 하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했으니 이제는 그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위산이 역류를 하는 이유는 위산분비가 지나치게 많아 넘쳐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위장과 식도의 경계가 되는 부위가 음식물이 내려갈 때에는 열리되 평소에는 닫혀있는 문(門)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문이 열려있어 위산이 조금씩 위로 올라오는 증상이며 그래서 누운 자세에서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그래서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위식도괄약근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제산제나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은 증상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적극적인 치료로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괄약근이 느슨해져 있거나 주변 압력의 증가로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을 풀어주면 빠른 증상소실과 함께 그 예후도 안정적이게 된다. 속쓰림이나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함께 치료가 될 수 있어 더 큰 장점이 된다.
폭식이나 식후 바로 눕는 등의 습관이 위식도괄약근을 헐겁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압박을 주는 옷차림도 자주하는 것은 배의 압력을 증가시켜 식도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도 횡격막을 굳게 만들어 괄약근에 제대로 닫히지 못하게 만든다.
임상에서 보면 대부분의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명치 부근이 굳어있다. 그래서 이 부분이 편안하게 이완이 되는 것은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편안하게 누워서 복식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횡격막의 움직임을 좋게 하거나 따뜻하게 마사지를 해주면 증상완화에 좋다. 추운 날씨와 푸짐한 음식의 연말연시, 기침 없이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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