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교육혁신은 공감 학교·학생 처방엔 제각각

대학 발전방향 설명회… 양측 이견만 확인
학교, 교과과정 개편 vs 학생, 교육여건 개선

인하대학교의 혁신이 학교 측과 학생들의 동상이몽으로 귀결되고 있다.

 

학교 측은 교과과정 개편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교육여건 개선이 우선이라며 맞서고 있다.

 

인하대는 9일 대학 하이테크관 대강당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발전방향 설명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이 자리에서 특성화 방안을 내놨다. 특성화 골자는 교과과정을 사회적 요구와 산업수요에 맞춰 개편하고, 취업률 등 경쟁력 있는 학과 정원은 유지하거나 증원(100명)하고 경쟁력 없는 학과 정원은 줄이거나 폐지하는 것이다.

 

학교 측은 조정된 정원만큼 융합학과 4~6개 정도(정원 200명)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60주년 기념관 개관 등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교수 충원, 다중·복수전공 최대 허용 등 개선안도 제시했다. 학교 측은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안을 확정한 뒤 내년 2월께 교육부 프라임 사업을 신청, 재정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반면 학생들은 교육여건 개선과 소통이 우선돼야 혁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어문학과의 한 학생은 “인하대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학교의 재원을 등록금 수입에만 의존하고 재단의 전입금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문과대학을 줄이고 공과대학을 키워도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의 한 학생은 “인하대가 정부 평가에서 B 등급을 받은 이유는 교과과정 구조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여건과 환경이 열악한 탓이다”고 비판했다. 인하대 외부 평가지표는 전국 330여 개 대학 중 종합 13위 정도 되지만 교육 여건 등은 60위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최순자 총장은 “문과대학 전과신청률이 50%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교육여건이 문제가 되는 것은 맞다. 교육여건도 바꾸면서 학교 측과 단과대학, 교수, 학생 등 모든 구성원의 혁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과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 총장은 “인하대 홈페이지 열린 총장실에 학생들의 교과과정 개편안을 제시한다면 검토하겠다”며 “프라임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필요하다면 투표를 통해 의견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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