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작은 동네 자동차 정비소지만, 더 많은 주민이 편하게 찾는 사랑방이 됐으면 합니다.”
한 방송에서 ‘타이어 응급처치의 달인’으로 소개되며 유명세를 탄 윤섭 터보자동차정비공업사 대표(39). 그는 지난 7월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던 동료와 이별하고 독립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대야 오거리 인근에 자신의 첫 공업사를 차리고서 가장 먼저 한 것은 공업사의 주차장 개방이었다.
일대 주택과 빌라가 많아 골목길 등의 주차난이 심각하자, 공업사의 경계를 허물고 주민들이 야간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업사인 만큼 주차 공간은 꽤 널찍하다. 무려 10여대가 한꺼번에 댈 수 있다.
윤 대표는 “어떻게 보면 외지인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것인데, 주민들에게 무엇을 바라기보다는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주차난이 심해 골목마다 차가 가득 차 있기에 무료로 주민들이 주차할 수 있도록 담벼락을 허물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전자기기 전공을 하던 그는 현장취업에 나갔다가 자동차 정비에 풀 빠졌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비 장학생으로 자동차 정비를 배웠고, 오늘까지 쉴 새 없이 현장에서 뛰고 있다.
젊은 시절엔 한 자동차 튜닝 업체에서 일했다. 폐차장 등에서 모아온 각종 엔진과 미션 등 자동차 부품들을 몇 달 동안 작업해 경주용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고, 이용덕 자동차 명장을 스승으로 모시고 몇 년간 일하면서 더욱 실력을 갈고닦아 어느새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그러기를 20여 년 만에 자신만의 첫 자동차 정비소를 차린 그의 소망은 소박하다. 정비소가 기름때가 묻는 더러운 곳이 아니고, 주민들이 쉽게 찾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문을 연 지 3개월 만에 어느새 동네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 정비소 사무실 내 소파에 편하게 앉아 따뜻한 ‘공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주민들끼리 수다를 떨 수 있는 장소로 꼽히고 있다.
주민들은 언제든지 이곳에서 자신의 차량에 대한 무상점검도 받을 수 있는 등 주민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윤 대표는 “새벽에 교통사고 난 차가 견인차에 실려와도 주차된 주민들의 차 때문에 입고시키지 못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면서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더 고민해보고, 더 많은 주민이 찾아와 쉬었다 가는 그런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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