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 후폭풍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공식 탈당하면서 야권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장 새정치연합은 비주류·비노 출신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가 예상돼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대표의 당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을)은 이날 “당원들과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르면 14일, 늦어도 15일에는 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중 수도권과 호남의 현역 의원 5~10명이 1차 탈당에 나설 것”이라며 “연말까지 2차, 3차 탈당이 이뤄지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 규합은 문제가 없다. 최대 30명까지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1차 탈당에는 문 의원을 비롯해 안 의원의 측근인 송호창 의원(의왕 과천) 등의 인사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된다.
당 밖에서는 이미 신당을 창당 중인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이 안 전 대표를 비롯한 탈당파 의원들의 영입이나 연대를 모색하며 ‘통합 신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정치권이 ‘일여다야 구도’로 재편된 후에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를 복원하기 위해 야권에서 또다른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등 야권지형의 대개편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안 전 대표가 지난해 민주당과 합당 전 창당작업을 함께 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식 전 의원은 물론 새정치연합 내 손학규 전 상임고문,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의 신당 동참을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마지막까지 문재인 대표와 안 전 공동대표의 화해를 추진했던 비주류 의원 모임인 구당모임 소속 의원들의 안 전 대표로의 합류도 예측된다. ‘혁신전대 개최만이 해답’이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던 구당모임 의원들은 이날 안 전 대표의 탈당선언 이후 회동을 갖고 탈당과 관련해 논의를 가졌다.
구당모임에는 김영환(안산 상록을)ㆍ정성호(양주 동두천)ㆍ신학용(인천 계양갑)ㆍ문병호ㆍ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 등 경기ㆍ인천 지역의원들을 비롯해 강창일ㆍ김동철ㆍ김영록ㆍ노웅래ㆍ유성엽ㆍ이윤석ㆍ장병완ㆍ박혜자ㆍ황주홍 의원 등이 속해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수도권 의원들은 안 전 공동대표가 탈당을 공식 선언하자 야권 분열이 현실화됐다며 충격에 빠졌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안양 동안갑)은 “탈당은 정말 아쉬운 일이고 저를 포함해서 당이 좀 더 진정 어린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탈당은 너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긴급의원간담회를 열어 막판 중재를 시도했던 수도권모임의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은 “의원들이 백방으로 노력했는데 탈당을 막지 못해서 안타깝고 아쉽다”며 “총선 승리 불빛이 많이 약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해인ㆍ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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