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이사회 갈등… 과천2단지 재건축 ‘파행’

은행·이주관리 업체 선정 마찰
19·20일 서로 ‘해임 총회’로 맞불
조합원들 “힘 합쳐도 어려운데…”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킨 과천주공아파트 2단지 재건축 추진이 조합장과 이사회 간 갈등으로 파행을 맞고 있다. 갈등은 은행과 범죄예방·이주관리 업체 선정과정에서 빚어졌다.

 

16일 2단지 재건축조합과 이사회 등에 따르면 현 조합장은 지난 10월 은행 2곳과 범죄예방·이주관리 업체 선정이 필요하다며 이사회에 의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총회를 통해 은행 2곳이 아닌 1곳과 범죄예방·이주관리 업체만 선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조합장은 은행을 1곳만 선정하면 입찰에 응찰할 은행이 제한적일 수 있고 금리 등 조건도 불리하다며 은행 2곳 선정을 요구했으나 이사회는 이를 거부했다.

 

조합 측은 이사회 의결대로 은행 1곳과 범죄예방·이주관리 업체 선정 공고를 냈다. 그러나 은행에서 단독 응찰을 하지 않으면서 공고 자체가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이사회는 또다시 총회를 개최, 은행 2곳과 이주관리 업체를 선정하라고 조합 측에 요구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합장이 25억원이 드는 범죄예방과 이주관리업무는 조합원을 이용하면 10억원으로 충분하다며 업체선정을 보류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과 이사회 간에 갈등이 빚어져 이사회는 조합장을, 조합장은 이사회 3명을 해임하는 총회를 발의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사회 해임총회는 19일, 조합장 해임총회는 20일 각각 열릴 예정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조합장이 이사회의 결정을 무시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에 일부 조합원이 조합장 해임총회를 발의한 만큼 총회에서 조합장의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익형 조합장은 “그동안 재건축사업을 위해 상가, 학교, 용적률·세대수 증가 등 현안을 해결하고 관리처분을 앞둔 상황에서 이사회가 발목을 잡아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사회의 결의사항을 무시한 것이 아니고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유보한 사항인데 무슨 음모가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재건축사업은 임원들이 힘을 합쳐 일을 추진해도 어려움이 뒤따르는데 임원들이 업체 선정문제를 놓고 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합장과 이사회는 해임총회를 취소하고 재건축사업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화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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