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쏜 청춘들 ‘수원FC’] ‘측면의 지배자’ 황재훈

긍정의 힘으로 ‘비운’ 이겨내고 이젠 ‘비상’ 준비

프로 6년차의 황재훈(25)은 2015년 수원FC에 입단해 제2의 축구인생을 펼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구단에 입단했지만 경남FC와 상주 상무, 충주 험멜을 거치며 4시즌 동안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는 수원FC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마산 합성초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황재훈은 유년시절 창원과 김해, 진주 등을 오가며 경남지역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그는 고교 3학년때인 2009년 경남의 번외지명을 받아 프로 데뷔를 준비했지만 훈련도중 정강이 골절 부상을 입어 입단 후 재활훈련에 몰두해야만 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입단하게 됐는데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고교축구까지만 해도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프로생활에 뛰어들다 보니 그때부터 시련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하는 황재훈은 힘겨운 노력 끝에 부상에서 벗어났지만 2010년부터 두 시즌동안 단 한 번의 출전기회도 잡지 못하며 연습생 수준의 훈련을 이어갔다.

그는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에 입문한 터라 의지할 곳이 없었다. 먼저 대학에 진학했더라면 더 많은 은사님들과 인연을 맺어 조언도 구하고 고충도 털어 놓았을 텐데 혼자라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아직 어리니깐 괜찮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온 그는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2011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도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경쟁하다보니 2년 동안 5경기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 5경기에 불과했지만 그에게 5경기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군생활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재충전한 황재훈은 제대 후 소속팀 경남으로 복귀했으나, 2013년 시즌을 앞두고 떠난 태국 동계훈련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 한번 실의에 빠졌다. 황재훈은 “그 때가 정말 괴로웠다. 이제 좀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욕이 너무 앞서 무리하는 바람에 부상으로 이어졌다. 내 잘못이기 때문에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꼬박 1년을 재활에 몰두하며 2014년 시즌을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2부 리그인 충주 험멜로 떠나야 했고, 5경기를 소화한 뒤 2015년 수원FC로 이적했다. 수원FC에 입단 후 황재훈의 삶도 많이 달라졌다.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가족 같은 분위기 때문에 더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 

황재훈은 “수원FC에 와서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올 시즌 부상없이 무사히 한 해를 보냈다”며 “무엇보다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말 오랜만이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축구를 한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홍완식기자

▲ 지난 5일 부산 구덕 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원FC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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