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연방기금 금리 0.25%p↑ ‘후폭풍’… 우리경제 미칠 영향은
한국은행은 미 금리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신흥국 달러자산 유출에 따른 국내기업 수출 감소와 국내 경제 뇌관으로 지적되는 가계ㆍ기업 부채는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 0.00~0.25%에서 0.25~0.50%로 0.25%p 인상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06년 6월 이후 9년6개월 만이다. 미국은 이때부터 꾸준히 금리를 인하해 지난 2008년 12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가장 먼저 주목받은 국내 경제의 위험요인은 외국인 자본의 유출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치가 상승,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투자금이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외국인 자본이 유출돼도 3천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과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 외환 건전성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1천100조원대의 사상 최대부채를 떠안은 가계와 저금리로 근근이 살아남은 좀비기업, 수출 등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신규 수출시장으로 각광받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수입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의 자본이탈이 가속화돼 해당국의 통화가치가 내려가면, 현지 바이어들의 수입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출 또한 도내 20대 주요 수출국에 포함되는 브라질, 러시아 수출이 지난해 대비 급감한 상황에서 수출 침체가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대 브라질 수출은 10월까지 기준으로 11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40% 급락했고, 대 러시아 수출은 58.5%나 감소한 6억9천만달러에 머물렀다.
장수영 코트라 통상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 금리인상의 영향이 크지 않은 기회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시장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 등 우리 제품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와 동조화하는데 1년여가 걸리는 만큼 당분간 국내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부실로 인한 금융건전성 훼손을 막기 위해 구조조정을 독려할 계획”이라며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고 분활상환을 활성화하는 등 대출문화 개선을 통해 부채의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에 의존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 또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미 금리인상에 따라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대출규제가 겹칠 경우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 센터장은 “내년에 상환능력 심사 강화, 원리금 분할상환 등 대출이 어려워져 부동산 거래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져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주ㆍ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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