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용인·오산 오페라에 취하다 DKU오페라 뮤즈 ‘돈 파스콸레’

제작·상연 위해 학교·지자체 의기투합
26·27일 용인서 29·30일 오산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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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대학과 지자체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 성악가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오페라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끈다. 단국대학교 재단과 용인시, 오산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 단국대학교 재단 후원으로 창단해 전국의 성악가와 전공 학생들이 함께 하는 무대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던 ‘DKU오페라 뮤즈’의 2015년 오페라 제작 및 작품 상연에 힘을 보탰다.

 

작품은 <사랑의 묘약>으로 유명한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 1797~1848 )의 코믹 오페라 <돈 파스콸레>다.

 

사랑과 가족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래서 돈은 많지만 나이 많은 독신 ‘돈 파스콸레’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젊은 과부 ‘노리나’와 결혼하려는 조카 ‘에르네스토’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자신이 젊은 여자와 결혼하려 한다. 자신의 아이에게 재산을 상속하려는 것. 그러나 노리나의 오빠 ‘말라테스타’에 속아 끝내 조카의 사랑을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두쇠 이야기’로 꼽히는 코믹 오페라이지만, 도니체티 특유의 아름답고 애절한 음악과 해학, 풍자를 기반으로 한 인생에 대한 진지한 철학도 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코믹 오페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

 

돈 파스콸레 역에 베이스 한경석, 에르네스토 역에 테너 박준석과 진성원, 말라테스타 역의 바리톤 장승식, 노리나 역에 이은송이와 김지수 등 실력을 인정 받은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단국대학교 대학원 재학생들이 출연한다. 천안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고, DKU 합창단이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특히 DKU오페라 뮤즈는 올해 공연에 중국어 자막을 마련하는 등 아시아 관객을 겨냥한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내세워 귀추가 주목된다. 공연은 오는 26~27일 오후 5시 용인포은아트홀, 29~30일 오후 7시 30분 오산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진다. 

류설아기자

 

인터뷰 박세원 DKU오페라 뮤즈 예술감독

“사명감·도전정신으로 성악가 육성 국내선 한계… 해외진출 기반 마련”

“우리나라의 성악가와 오페라 제작 인력 및 시스템 등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우린 안돼’라고 말한다. 이래선 안된다. 국내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지금, 아시아부터 전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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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돈 파스콸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세원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테너)가 밝힌 제작 의도다. 올해로 고희를 맞은 그이지만,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얼굴에선 뜨거운 열정이 오롯이 드러난다. 

박 교수는 서울시립오페라단 단장 재임 시절,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에 우리나라 성악가와 스탭이 제작한 <라 트라비아타>를 역수출하고 현지에서 호응을 얻어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돋보였던 도전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DKU오페라 뮤즈 창단’이 보여준다.

 

“현역 성악가로는 물러났지만, 더 이상 국내에서는 성악가들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대륙으로 진출할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수들은 자기 학생들만 가르쳐주는 편안함을 버리고 좀 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에 박 교수는 지난해 DKU오페라 뮤즈를 창단하고 내로라하는 성악가와 대학원 전공자들이 함께 한 <리골레토>를 선보였다. 이후 매년 2개 작품을 제작하며 학생들에게 교수와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는 기회를 제공, 실질적으로는 교육 단체로 운영 중이다.

 

이번 주말 상연을 앞둔 <돈 파스콸레>의 중국어 자막을 제작한 것도 ‘일자리 창출’ 때문이다. “중국 유학생도 많고 중국인 관광객도 엄청난” 시대에 그들(중국)에 대한 문화서비스인 동시에 우리나라 성악 전공자들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첫 걸음으로 마련한 것이다. 老성악가의 청년 세대를 위해 도전하는 삶이 눈부시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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