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세관, 경기도 11월 수출입 집계
‘전국 수출 1위’ 지역인 경기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주력품목인 전기전자기기의 수출이 급감하며 도내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전국 수출액 2위 울산이 경기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21일 수원세관에 따르면 지난 11월 경기도 수출은 79억7천3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대비 19.6%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5.1% 증가한 89억6천100만달러를 나타내 무역수지는 9억8천800만달러 적자에 머물렀다.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무역수지는 3달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품목별로 보면 경기도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의 수출액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37.8%, 64.2%씩 급락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46.2%의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ㆍ전자제품은 36억8천6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기계ㆍ정밀기기, 자동차, 화공품 등 다른 수출품목들의 경우 각각 15.4%, 16.1%, 6.9%씩 수출액이 늘었음에도 경기도 수출 추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같이 경기도 수출이 올해 하반기 들어 부진의 늪에 허덕이며 ‘전국 수출 1위’를 위협받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23개월 연속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수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11월 수출에서는 전국 2위 울산광역시가 자동차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74억2천7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 경기도와 불과 5억달러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최근 3개월 동안 1위 경기도와 2위를 기록한 시ㆍ도간 수출액 격차가 18억~21억달러가량 차이가 난 데 비해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맞물려 경기도내 수출 주력품목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가격 등의 하락 영향으로 최근 5개월 동안 경기도 수출의 감소폭은 점점 커지는 경향(8월 -6.6%→ 9월 -11.4%→ 10월 -17.0%)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에도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을 비롯해 아세안, 미국, EU, 일본 등 대부분 주요국가에서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자칫하다가는 ‘수출 1위’라는 경기도의 명성에 흠집이 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도내 무역업계 관계자는 “경기도 수출이 아직은 전국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전체 수출 감소폭보다 더 큰 수출 감소폭을 보이고 있어 낙관할 수 없다”며 “지난 1월 경기도 수출이 사상 최고의 수출액을 기록했던 만큼 내년 초에도 올해와 같이 수출 여건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