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네 슈퍼에서 빙그레 웃음 짓게 하는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어 집어들었던 적이 있다. ‘Together’였다. 1973년도에 처음 나온 이 아이스크림에는 추억이 많이도 묻어있다.
어쩌다 한통이 생기면 나와 동생은 서로 더 먹겠다고 으르렁거리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아이스크림 스푼이 너무 작아 밥숟가락으로 푹푹 떠먹던 생각이 잔영처럼 떠오른다.
아이스크림과 같이 흘러나오던 ‘엄마, 아빠도 함께 Together, Together~’하던 노랫가락은 아직도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물론 처음 맛본 바닐라 맛은 지금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요즘 케이블 방송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서도 이 아이스크림이 등장한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슈퍼 아줌마는 “Together가 겨울임에도 꽤나 잘 나간다”고 한마디를 던진다. 아이스크림 Together는 그렇게 잊혀질듯, 사라질듯하면서도 장장 40년을 넘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Together의 의미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함께’다. 아이스크림 하나도 가족이 ‘함께’ 나눠 먹어야 더 맛있고, 어려운 일도 ‘함께’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함께’하면 비록 과정은 소란스러울지 몰라도 결과는 항상 창대하다. 오죽하면 아프리카에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이 있을까. Together란 이름이 이 아이스크림이 그 오랜 시간 사랑받는 비결,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올해 교수들이 선정한 송년 사자성어는 혼영무도(昏庸無道)다. 나라가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선정이유는 묻지 않아도 알만하다. 굳이 올 한해까지 되짚어 보지 않고 작금의 현실만 보아도 충분하다. 혼영무도의 가장 큰 원흉은 정치권이자 정치인이라고 감히 단정해도 그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배지를 달 때만 해도 ‘국민과 함께’를 외쳤다.
그러나 그 행태는 4년 내내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만만 쌓았다. 이런 정치가 오랫동안 사랑받을 리 없다. 약속을 어겼으니 국민들도 정치에 관심조차 없다. 생명력을 다한 것이다. 내년 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국회를 국민과 함께 하는 얼굴로 확 바꿔보자.
정일형 지역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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